미국생활 328-9일 차
탈진이다. 배는 부르지, 덥지, 남편은 또 아프고, 집은 아직 못 구했다. (전에 연락하던 동네 최저가 집은, 갑자기 내 퇴원 예정일로 입주일을 미루는 바람에 며칠 미뤄달라 했더니 연락이 없다 ㅋㅋ) 애를 보면서 틈틈이 집을 알아보고, 밥도 하고는 있는데 어느 것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남편은 항상 괜찮다 괜찮다 하는 스타일이라 무리하다가 아픈 경우가 종종 있다. 요새 그 빈도가 잦아지고 있는데,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병원이라도 가거나 몸을 더 챙기면 좋겠는데 잘 안 되는 것 같다. 어제는 낮에는 아프다고 자고, 밤에 애 자고 나니 잠 안 온다고 유튜브를 봤다. 그건 그렇다 치는데, 내가 피곤해도 억지로 버티며 이사 갈만한 곳들을 찾아보고 링크를 보내는데 그걸 안 읽는다… 기본적으로 나 때문에 여기 와서 이 고생을 하는 게 미안하긴 하지만 진짜 이럴 때는 부글부글 한다… ㅎㅎ
아무튼 어젯밤까지 무리를 하고 오늘도 아침부터 애를 데리고 있는데, 아침에는 마음이 갑갑했다. 이러다 내가 너무 무리하고 스트레스받아서 애가 일찍 나올까 봐 겁이 났다.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싼 곳을 찾아보려고 애를 썼는데, 이대론 안 되겠다 싶었다. 그냥 일반적인 매물 (중에 좀 싼 곳. 에어비앤비 최저가 수준.)으로 가기로 결심했다. 진짜 맨해튼에 안 살아본 사람은 절대 이해 못 할 가격이다. 누구한테 말하면 우리가 재벌인 줄 알 거다. 나도 손이 떨리긴 하는데, 동시에 이렇게 살아야 되나 싶다. 나중에 열심히 벌자…
30도가 넘는데 애 데리고 플레이 데이트를 갔다가, 조금 싼 곳에서 답이 와서 또 틈틈이 연락하고. ㅎㅎ 빡세다 빡세. 진짜 빨리 집 문제만이라도 좀 정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