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339일 차
둘째한텐 미안한 얘기지만, 35주 차에 접어든 지금에야 임신에 좀 집중하게 되었다. 오늘은 오전에 좀 피곤하길래 그냥 누워서 동영상을 보다가 졸았다. 미국 온 이후로 항상 공부/ 육아/ 행정처리/ 요리 중 하나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묘한 기분이었다.
엄마 아빠가 오셔서 육아와 집안일을 많이 분담해 주신 덕이기도 하고, 막달에 접어들어 몸이 많이 불편해져서 이기도 하고, 막달까지 자잘한 이슈들이 자꾸 생겨서이기도 하다.
물론 살던 방식이 있으니 가끔 정신줄을 놓기도 하는데, 그럼 남편이 옆에서 바로 잡아준다. 어제도 남편에게 여름학기에 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소소한 걱정을 얘기했는데, 남편이 ‘그게 지금 중요해? 그런 걱정할 시간에 물이나 마셔’라고 했다. (내 자잘한 이슈 중 하나는 양수 부족이고, 의사가 물을 많이 마시라고 했다.) 평소라면 남편이 그러나 마나 계속 걱정을 했겠지만 이번에는 나도 뼈 맞은 기분이 드는 걸 보니, 정말 나도 걱정이 되긴 하나보다.
부모님과도 많이 같이 다닐 계획이었는데, 아직은 부모님도 시차 적응 중이고 나도 수업이 있다는 핑계로 쉬엄쉬엄하고 있다. 남편에게도 좀 맡기고 ㅎㅎ
막판이라도 이럴 수 있는 상황, 이럴 수 있는 마음이 되어서 다행이다. 진짜 남은 기간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지내는데 최선을 다해봐야겠다. 지금이라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