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354-6일 차
대기 중일 때는 뭘 해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어지간하면 집중하기도 어렵고.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을 본다고 해도, 약속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맞춰가며 지하철을 타고 있을 때 보는 것과 집에서 자는 아이 옆에서 늘어져서 볼 때의 기분이 사뭇 다르다. 전자의 경우에는 마음을 졸여봤자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고, 그 순간에도 그 사실을 알고 있어서 켜 놓은 거지만 전혀 집중할 수 없다.
임신 막달의 기분이 그렇다. 이제 37주, 아기가 언제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때다. 학위 과정도 마쳤겠다 가족들과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있는데, 뭔가 마음은 붕 떠있다.
기록 차원에서 한 일들을 그래도 적어보면, 주로 맨해튼 내에서 움직이고 있다. 금요일에는 졸업 기념으로 스테이크 하우스를 갔다가 구겐하임을 갔고, 토요일에는 센트럴 파크에서 재즈 공연을, 오늘은 하이라인을 갔다.
나는 모두 다 가본 곳이지만, 미술관은 전시 주제가 바뀌고 하이라인은 계절이 바뀌어 볼거리는 많았다. 예전 같았으면 진짜 로컬 같이 변화를 느끼고 있다고 하겠지만, 지금은 (물론 그 감정도 있지만) 적당하되 무리하지 않게 움직였는가가 가장 관심사다. 조금만 무리했다 싶으면 배가 뭉치니까. 그러다 보니 일기도 딱히 쓸 거리가 없다.
그래도 가족들과 여기저기 다니면서, 부모님과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남편은… 고생하겠지만 그래도 우리 둘만 방학하고 아무 데도 안 가는 아이를 데리고 있는 것보단 훨씬 잘 보내고 있는 것 같다. 그럼 됐지 ㅎㅎ) 이 시기를 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지내고 있는 것 같다. 남편, 엄마, 아빠 이렇게 따로따로도 시간을 한 번 정도 가져도 좋을까 싶다.
이렇게 계속 잘 지내다가 계획한 날짜에 만나자 둘째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