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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뉴욕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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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대리 Aug 12. 2024

출산 대기 중_240809-11

미국생활 354-6일 차



대기 중일 때는 뭘 해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어지간하면 집중하기도 어렵고.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을 본다고 해도, 약속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맞춰가며 지하철을 타고 있을 때 보는 것과 집에서 자는 아이 옆에서 늘어져서 볼 때의 기분이 사뭇 다르다. 전자의 경우에는 마음을 졸여봤자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고, 그 순간에도 그 사실을 알고 있어서 켜 놓은 거지만 전혀 집중할 수 없다.


임신 막달의 기분이 그렇다. 이제 37주, 아기가 언제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때다. 학위 과정도 마쳤겠다 가족들과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있는데, 뭔가 마음은 붕 떠있다.


기록 차원에서 한 일들을 그래도 적어보면, 주로 맨해튼 내에서 움직이고 있다. 금요일에는 졸업 기념으로 스테이크 하우스를 갔다가 구겐하임을 갔고, 토요일에는 센트럴 파크에서 재즈 공연을, 오늘은 하이라인을 갔다.


내가 젤 좋아하는 양고기 스테이크집, 킨스 스테이크 하우스. 저 당근 구이가 알려지지 않은 맛템이다.


나는 모두 다 가본 곳이지만, 미술관은 전시 주제가 바뀌고 하이라인은 계절이 바뀌어 볼거리는 많았다. 예전 같았으면 진짜 로컬 같이 변화를 느끼고 있다고 하겠지만, 지금은 (물론 그 감정도 있지만) 적당하되 무리하지 않게 움직였는가가 가장 관심사다. 조금만 무리했다 싶으면 배가 뭉치니까. 그러다 보니 일기도 딱히 쓸 거리가 없다.


구겐하임은 흑인 아티스트들의 인권 관련 전시에서 나선형 건물 내부를 활용한 미디어 아트 전시로 주제가 바뀌었다. 어찌됐든 딸내미에게는 희안한 디자인의 건물일 뿐이지만 ㅎㅎ


그래도 가족들과 여기저기 다니면서, 부모님과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남편은… 고생하겠지만 그래도 우리 둘만 방학하고 아무 데도 안 가는 아이를 데리고 있는 것보단 훨씬 잘 보내고 있는 것 같다. 그럼 됐지 ㅎㅎ) 이 시기를 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지내고 있는 것 같다. 남편, 엄마, 아빠 이렇게 따로따로도 시간을 한 번 정도 가져도 좋을까 싶다.


여름의 재즈 공연도 좋긴 좋았다. 무료 공연인데 그래미 수상 후보들이 나오는 센트럴파크 공연 클라스.


이렇게 계속 잘 지내다가 계획한 날짜에 만나자 둘째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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