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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뉴욕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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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대리 Aug 16. 2024

아이고 이럴 땐 좀 쓰자_240814

미국생활 359일 차



이사 온 집의 월세가 말도 안 되게 비싸서 어떻게든 더 싼 곳으로 가보려고 애를 썼는데, 그래도 막상 오니 여길 하길 잘한 것 같다. 앞으로 적어도 2달은 산후조리 차 집콕을 해야 하는데, 가뜩이나 집에 붙어 있기 어려워하는 성격에 집이 이 정도 안되었으면 진짜 힘들었을 것 같다.


냉장고 터질 걱정 없이 마트 쇼핑할 때 카트 하나 정도는 사도 되고, 프라이팬이 여러 개고 토스트기도 있어서, 생선 구운 팬에 식빵 구우면서 빵에 냄새 밸 걱정을 안 해도 되는 데다, 소파랑 침대가 있어서 피곤할 때 언제든 누울 수 있는 삶이 너무 편안하다.


티비도 있고 소파도 있고 ㅎㅎ 생각해보면 이런게 결혼하고 처음이다.


내 몸 하나 챙기기도 어려운 산후에 적어도, 적어도 이 정도 환경은 갖춰져야 했다. 처음에 이 집에 들어오면서도 좋다고 생각했지만 하루 살아보니 더 좋다. 돈은 이런 때 써야 하는 거지 싶다. 아마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이젠 돈은 다 냈고 누리기만 하면 돼서 그럴 거다. 남편은 이걸 ‘올인클루시브 리조트 즐기는 기분’이라고 명명했다. ㅎㅎ


건물 밖으로 나가지 않고 (누워서도!!) 바깥을 볼 수 있다니


기왕 이렇게 된 거 넷플릭스도 구독했다. 원래는 너무 영상 미디어에 시간 쏟지 않으려고 넷플릭스를 안 보고 있었지만, 이젠 시간이 좀 있을 것 같아 어쩔까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에게 (돈이든 시간이든) 너무 박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유튜브 쇼츠로만 보던 드라마들을 소파에 누워 큰 화면으로 보는데, 해방감이 들었다. ㅎㅎ 아이고 이럴 때도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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