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412일 차
캐주얼 한식당인 아토보이에 다녀왔다. 뉴욕타임스 선정 뉴욕 레스토랑 TOP 30에 꼽힌 곳이고, 반찬 코스 개념의 식당이라기에 궁금했던 곳이다. 엄마의 한국 귀국을 앞두고 그 핑계로 가 보았다. ㅎㅎ
음식을 먹으며 한국의 식문화를 느낄 수 있게 한 점이 제일 흥미로웠다. 보통 미국서는 자기가 시킨 음식만 먹는데, 여기서는 한국식으로 각각 시킨 음식을 가운데 두고 나눠 먹도록 했다. 미국에서는 아주 드물게 팁 가격도 음식 가격에 포함되어 있었다. 메뉴에는 적혀 있지 않은 밥과 오이김치, 사과 깍두기도 마지막에 메인과 함께 먹도록 나오고. 외국 음식을 먹는 건 그 문화가 궁금해서이기도 한데, 생각을 아주 잘한 것 같다.
음식은 예상대로 한식이 여러 가지로 변형되어 있었다. ‘고추장’ 카레가 생선에 곁들여 나오고, 닭강정식으로 만든 스쿼시 강정 위에는 치즈 폼이 올라갔다. (치즈 닭강정이 연상됐다), 소꼬리 수육에는 고수와 치미추리 소스 (중남미 소스)가 더해졌고, 추가로 시킨 수정과 셔벗에는 부라타 치즈와 호두강정이 함께 나왔다.
퓨전 한식 다이닝에서 한식을 변형해 다루는 경우는 많지만, 이렇게 골고루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인도 카레, 중남미 치미추리, 프랑스 소스 등) 접목시킨 건 새로웠다. 다문화 도시인 뉴욕의 특징을 살려 일부러 그런 건가 싶었다.
이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부부는 다른 식당도 몇 개 냈는데 그중 하나가 미슐랭 2 스타에 북미 최고 식당 중 하나로 손꼽히는 아토믹스다. 거길 갈까도 조금은 고민하다가 한식 파인 다이닝은 한국서 가지 싶어서 아토보이로 결정했는데, 후회 없다.
엄마가 뉴욕을 떠나기 전에 둘이서도 괜찮은 식당에서 재밌게 음식을 즐겨봐서 좋았다. 다만 오는 길에 지하철에서 누가 칼을 꺼내 들어 도망 나오는 바람에 체할 뻔 한 건 함정. 엄마는 정말 뉴욕을 제대로 다 경험하고 간다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