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427일 차
정말이지 날씨가 눈부시게 좋은 하루였다. 날도 따스하고 햇빛도 쨍쨍하고. 첫째와 남편은 플레이데이트를 갔는데, 이대로 이 날씨를 보낼 수 없어서 과감하게 둘째와 센트럴파크 산책에 나섰다. 둘째랑 집 주변 한 블록을 걸어본 적은 있는데, 단 둘이 1시간이나 나와본 적은 처음이다.
마음 졸이며 센트럴 파크까지 가서, 입구 머지않은 벤치에 앉았다. 둘째도 날씨를 좀 즐기라고 유모차에서 꺼내 안고 둘이 수다를 좀 떨다가 왔다. 둘째는 나를 보며 옹알이하고, 그 뒤로는 소풍 나온 사람들이 잔디밭에 앉아 있고, 햇빛은 눈부셨다.
오늘 몇 번이고 생각했다. 이 장면, 순간이 그리울 것 같다고. 플레이데이트를 간 남편도 문자를 보내왔다. ‘네 말대로 이 장면이 그리워질 것 같다’ 고. 날씨도 너무 환상적이고 첫째도 정말 잘 놀아서. 이렇게 네 가족의 뉴욕 생활이 저물어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