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인 분위기에선 완숙 계란

내가 좋아하는 순간

by 솜대리

노른자에 대한 입장은 세 가지로 나뉜다. 완숙파, 반숙파, 노른자 싫어파. 나는 어느 쪽이냐 하면 절대적인 반숙파다. 보들보들 촉촉한 노른자와 탱글탱글한 흰자의 조합이 좋다. 여기에 적절한 소금 간까지 더해지면 그보다 좋을 수 없다.

반숙.jpg 평소 먹던 반숙 계란

하지만 가끔은 완숙 계란이 좋을 때가 있다. 완숙 계란에는 왠지 모를 따스함이 있다. 특히 계란을 오래 삶아 노른자 주변이 푸른색이 된 것을 보면, 어렸을 때 엄마와 동생과 앉은뱅이 식탁에 둘러앉아 먹던 계란이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향수에 젖어 감상이 미각을 압도하는 때만큼은 완숙 계란이 좋다. 예를 들면 바로 오늘 같은 날.

아침.jpg 보성여관에서의 조식

휴가차 벌교 보성여관에 왔다. 100년 가까이 된 일본식 목재 주택이다. 아침, 식당에 앉아 따뜻한 햇살을 맞고 있자니 토스트와 커피와 계란으로 구성된 간단한 아침이 나왔다. 계란을 까 보자 노른자 주변이 푸르렀다. 오늘 내 마음에 쏙 드는 계란이다.

1524982370453.jpg 오늘의 완숙 계란 (이쯤되니 너무 현실감 넘치는 사진이 조금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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