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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직장인을 바라보는 동상이몽(#1)

(이미지출처: Unsplash)


  “저보다 5년 선배님인데, 작년에 면팀장되고 우리 팀에 오셨죠. 참 좋은 분인데, 제 입장에선 일을 푸시하기가 아무래도 불편하죠.”(A 팀장). “일은 우리의 절반, 연봉은 우리보다 2배, 열심히 하다가도 그 분 때문에 일할 맛이 사라져요.”(B 대리). “임피에 들어와서는 다른 직원들하고는 담을 쌓고 지내요. 말발도 안서는데 무슨 회사 일에 나서겠어요”(C 부장).


산업화의 주연에서 고비용의 조연으로

  현재 한국사회 50대 직장인들은 1960년대에 태어나서 현재 50대에 이른, 소위 386세대다. 이들은 후진국에서 태어났지만,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엄청난 변화의 한가운데서 사회생활의 대부분을 경험했고, 현재는 선진국에서 50대를 보내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성장과 성취를 경험한 집단으로 이들의 자부심 또한 남다르다. 


  하지만 현재 이들은 한국 사회에서 비효율의 한 가운데 서있다. 통계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기업의 연령별 소득에서 50대는 676만원으로 가장 많은 월급을 받고 있으며, 근속기간이 길어질수록 평균임금도 증가하여 20년 이상인 경우 748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2019년 기준, 자료: 통계청, 출처: 매일경제)


  이에 비해 날로 그 숫자가 증가하고 있는 보직 없는 50대의 업무수행에 대해서는 “월급은 많이 받고, 일은 안하고 떠넘겨 나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D사원), “팀장들도, 선배님 여기까지만 해주세요...눈치 보는 사람”(E대리), “회사에서 제도적으로 페널티가 필요한 사람”(F과장) 등 조직 내 불만과 비우호적인 시각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 영향은 젊은 직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고, 일할 의욕을 저하시켜 조직의 활력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부정적 영향에 대한 방임이 계속되면 냉소주의가 확산되고 유능한 직원들의 이탈이 발생하며 조직의 생산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정년까지 보직 없이 근무하는 50대의 생산성 문제나 인건비 부담 그리고 이들의 느슨한 업무 태도가 조직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기 못한다면 한국 기업의 미래는 암울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선배를 팀원으로 모셔야하는 팀장의 마음도,
고액 연봉에 적당히 일하는 선배들을 바라보는 후배들의 입장도,
직책 박탈과 임금피크에 따른 무력감을 경험해야 하는 50대의 처지도,
보직 없는 고직급 인력의 동기부여를 고민해야 하는 회사의 속내도 모두 복잡해

인사이더에서 아웃사이더로

  사실 이 분들도 할 말이 많다. “시키면 시키는데로”묵묵히 참고 일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와서 회사도 후배도 자신들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우리 입장에서는 서글픈 일이죠. 애물단지 취급 받는 것 같아 자존감이 땅에 떨어진 느낌이에요.”(G부장). 


  보직 없는 50대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점은 조직 내에서 존재감과 자존감의 상실이다. 단위 조직 생태계의 꼭지점에서 내려오면서 의사결정 권한의 상실, 상황에 대한 통제감의 상실을 경험한다. 특히 권위적이며 서열이 중시되는 한국 사회에서 자신의 사회적 가치를 대표하는 보직이나 지위를 상실하는 것은 조직 내에서 자신이 쓸모없어 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약해지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실감은 임금피크에 들어가면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더불어 조직 내에서도 중요한 일을 맡기지 않거나 근무시간을 축소시키는 등 잉여인력으로 보는 분위기가 두드러지면서 자존감 상실을 더 가속화시킨다. 이런 과정에서 이들은 자신의 상실감을 만회하고 자기 존재를 내보이기 위해 잔소리, 비판, 딴지걸기나 수동 공격성 같은 부적응적인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럴수록 동료들로부터 더욱 멀어지고 소외된다. 


  이들은 더 이상 승진이나 보직을 받을 가능성이 낮아지자 퇴직에 대한 불안감과 걱정은 많아지는데, 그렇다고 열심히 일하고 싶지도 않다.


 “심신이 너무 지쳤어요. 경제적인 거 때문에 다니는 거지...”(H부장)


그래서 남은 회사 생활을 안전하게 마무리하고 퇴직 후에도 우아하게 살 수 있는 방법으로 재테크, 건강, 취미, 창업 등에 온통 관심이 집중된다. 이렇게 일에 대한 의미와 재미가 없어지면 일상은 도돌이표가 되고 직업적 측면이나 개인 생활에서 새로운 자극을 만들 에너지는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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