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이해
주말 아침, 집을 일찍 나서기 위해 아버지와 엄마 동생들의 모습을 뒤로 한 채 나는 부비적 거리는 눈을 꿈뻑꿈뻑 뜨며 헝클어진 머리를 머리끈으로 묶었다. 그러다 나만 이러고 있다는 초조함이 앞섰다. 후다닥 나름 차려입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시X, 치약을 옷에 떨어뜨렸다. 아. 모든 것이 운칠기삼이라 생각하고 움직였는데, 아니였다. 생각하는 것을 밖으로 표출하는 훈련이 필요했다. 잡소리 집어치고 치약이 90도 각도로 떨어지도록 각을 잡고 벅벅 문대긴다.
부랴부랴 도착한 곳은 친척의 결혼식장이었다. 나보다 먼저 간(부럽지 않.. 아니야..부러워) 의기양양한 모습의 녀석이 대견하기도 하고 벌써 세월이 이렇게 흘렀나 싶었다. 야 내가 첫사랑 성공 했으면 애가 벌써 10명일텐데.. 아냐.. 그냥 솔로도 좋은 거 같아…
어찌저찌 식이 끝나고 나서 밥을 먹는데, 아.. 또 물어보신다. “경희야 결혼 안하니?” ㅎ.. 한 접시 더 먹어야 겠다. 입이 하나라 다행이다.
++++어제는 햇빛에 반사된 흰 눈썹을 엄마가 뽑아주셨다. 이젠 백발의 내가 상상이 된다. 주름진 쪼그라든 입술, 바람이 불면 눈물나는 침침한 눈, 숱없는 흰 머리가 진행되고 있다. 나도 모르게 나의 영역표시가 옅어짐을 느낀다.
하하…
얘들아? 야 수능 아무것도 아니야. 옆의 수능 1등급 학생? 앞으로 100살까지 맞부딪힐 사이인데 시기질투 하지마라. 얌마 죽는다고? 야, 내가 숟가락 살인마 해준다. 허허. 요놈의 자식들아.
골골골.. 이경희 할매, 죽어간다. 노화 그것이 문제로다. Hoxy, 너네 의대가는 이유가 노화와 질병 막으러 가는거지? 고맙다.. 너네 덕에 버스 같이 탄다.. 돈 많이 벌게. 열일하자 오늘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