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다. 귀찮다. 귀찮다. 지금 당장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 귀찮다. 연락처를 뒤적이며 뭐 주워먹을거 없나 하다가 에라, 일찍 집에 들어오니 감자탕이 얼큰하게 끓여져 있었다. 국물 한 입에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이 느껴진다.
밥을 퍽퍽 먹다가 문득 내가 얼만큼 자라왔는지 척도를 재본다. 연말을 기준으로 보면, 매년 크리스마스 전 후로 만나는 사람들이 바뀌는 것을 느낀다. 전보다 더 발전적인 관계들임을 느낄 수 있다. 남녀관계의 무언가보다 우정, 의리 그러한 군집으로 사람이라는 테두리안에서 우리라는 소속감을 느낀다.
심리학을 배우고 주변 사람들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지금의 나보다 더 발전한 나를 만들고 나면 더 나은 사람을 만나리라 생각하며 하루 하루를 만들어낸다. 지난번의 나와 새삼 다음을 느낀다. 30대도 이러한데 20대면 얼마나 많은 것들이 바뀔까? 10대는? 지나간 세월을 역행하기를 바란다거나, 그들이 부럽다기보다 남은 나의 여생을(?) 조금 더 재밌게 살아보자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40대 때, 다른 나라에서 나의 이름이 새로이 불리길 원한다. 한 나라에 국한되어 산 지 30년이 되었으면 이젠 나가 볼 때도 됐다. 분야를 굳이 정하자면 언어와 심리학이었으면 좋겠다. 그 나라사람들의 이야기를 내 방식으로 풀어내고 싶다. 이미 10년 전에 약속 한 그 곳으로 가려 한다. 열심히 운동을 해야 그를 얻을 수 있기에 다음년도 목표로 몸짱(?요즘은 이런말 안쓸텐데) 프로필을 찍어볼 예정이다.
나는 50대때 길을 선택할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제 결심한 또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귀의해 내 삶을 마무리 하고 싶다. 나와의 약속은 지켜야만 하기에 정중동, 수면위의 오리가 그이면에 움직임을 유영하듯 준비된 길을 가고 싶다. 누군가의 간택을 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오롯이 서서, 나의 시선으로 먼 곳을 편안히 바라본다.
어린것들이 내 글을 읽는다. 빨리 깨달아서 널랑은 반드시 나보다 나아지길 바란다. 방구석에서 안된거만 파고 있는 것보다 이젠 밖으로 나와라. 더벅머리여도 괜찮다. 같이 가는 길, 재미지게 함께 하는 것도 즐겁기만 할 것 같다.
같이가자 함께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