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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formoflove Oct 23. 2024

아직도 난 후회해

사랑이 아니었던 건 아니야.

분명 사랑이었지,

내 숨결처럼 네 곁에 머물렀던 그 시간들.

그런데, 나는 그 사랑을 지킬 확신이 없었어.

확신이라는 바람에 흔들려

마치 어린 나뭇가지처럼 너를 휘어지게 했고,

결국 부러뜨리고 말았어.


너를 찢어버린 건 사랑이었지.

차가운 칼날처럼 날카로웠던 내 말들이

너의 마음을 조각내고 있었는데,

나는 그저 눈을 감고 있었어.

눈을 감으면 보이지 않을 줄 알았던 거지.

하지만 피 냄새가 내 안에 남아 있었어.

사랑의 잔해들이 내 손끝에 묻어 있었으니까.


”우리 괜찮을까? “

너의 목소리는 그때, 바람결에 스치는 풀잎처럼 떨렸어.

나는 대답했지.

”괜찮을 거야. “

하지만 내 말은 흩어진 모래알 같았고,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어.

너는 그걸 알았겠지.

우리가 이미 끝나가고 있다는 걸,

그 순간 느꼈을 거야.

그리고 나는, 끝까지 외면했어.


우리는 그때 비처럼 쏟아졌지.

서로에게 퍼부었던 말들이

마치 빗줄기처럼 끝없이 떨어졌고,

둘 다 젖어버렸어.

나는 너를 붙잡으려 했지만,

젖은 손은 미끄러졌고,

결국 우리 사이엔 더 깊은 골이 생겼어.



시간이 흐른 뒤,

문득 길을 걷다 보니 네가 떠올랐어.

차가운 가을 공기 속에 스며든

너의 향기, 네가 좋아하던 그 은은한 향이

마치 내 코끝에 남아 있는 듯했어.

너는 어디에 있니?

그때의 너는 지금도 어딘가에서

그 향기를 풍기며 걷고 있을까?


내 마음은 바람에 쓸려간 낙엽처럼

점점 가벼워졌지만,

여전히 한편에는 무거운 돌멩이처럼 남아 있는 너.

그 돌멩이가 내 발끝을 찌를 때마다

나는 다시 한번 너를 기억해.


우리가 마지막으로 나눈 말은

마치 겨울 끝의 눈송이 같았어.

서로에게 닿기도 전에 녹아내렸고,

그 차가움만이 남아 있었지.

나는 그때 그걸 놓아야 했는데,

마치 얼음처럼,

손끝이 시릴 때까지 붙잡고 있었어.


너는 살려고 나를 놓았고,

나는 그걸 모르고

다시 너를 붙잡으려 했지.

내 손끝에 남은 건

갈기갈기 찢긴 기억들뿐이었어.


지금도 가끔 생각해.

너는 어디서, 어떤 바람 속에 서 있을까?

나는 이제 너를 떠나보내려 해.

하지만 그 찬바람에 네 이름이 실려 올 때마다,

나는 다시 그리움 속에 빠져드는 걸 알면서도

또 눈을 감고 걸어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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