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더펄더펄 날리는 더부룩한 머리털 또는 그런 머리털을 가진 사람
동엽이네 집 앞 공터에는 허름한 컨테이너가 있습니다. 예전에 근처 공사장 사무실 용도로 쓰던 컨테이너는 공사가 끝난 뒤에도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흉물스럽고 지저분한 그것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 했으나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창문으로 들여다보면 쓰레기만 가득하고, 주인도 나타나지도 않고… 왜 그럴까요?”
동네 사람들은 근심어린 얼굴로 컨테이너를 지켜보았습니다. 그런 컨테이너에 어느 날부터 사람이 들락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더펄더펄 날리는 머리털과 수염이 더부룩하니 초라한 행색의 그 남자는 동네를 돌며 폐지와 고물 따위를 모아오는 듯 했습니다.
“어느 날부터 저 컨테이너에 떠돌이가 살기 시작했어! 그냥 두어도 될까?”
“아이들에게 해코지라도 하면 어떡하죠?”
“동네가 더 위험해지는 것 아니에요? 이상한 사람이 사니까 무서워서 지나가기도 싫어요…”
사람들은 저마다 컨테이너 근처에서 남자를 지켜보며 걱정스레 수군거렸습니다.
얼마 후, 동엽이 아버지는 때마침 컨테이너에 사는 남자를 만나고 돌아가는 한 노인을 발견하고 다가가 말을 걸었습니다.
“여보세요, 영감님! 저기 사는 더펄머리 사내와 아는 사이인가요? 어떤 일로 만나셨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으세요?”
그러자 할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더펄머리? 아, 컨테이너에 사는 강 씨 말이오? 내 친구의 아들인데 지난해 집에 큰불이 나서 모두 잃고 오갈 데가 없다고 해서 잠시 지내게 했다오.”
“그럼, 할아버지가 컨테이너 주인이십니까? 왜 그동안 컨테이너를 치우지도 않고 방치해 두신 거죠? 그 사람은 또 뭡니까?”
이렇게 따지고 드는 동엽이 아버지에게 노인은 다음과 같이 큰소리쳤습니다.
“컨테이너를 방치한 건 내 잘못이지만, 그 사내도 컨테이너도 곧 다른 곳으로 옮길 테니 걱정 마십시오. 행색은 그래도 성실한 사람이라는 점은 내가 보증합니다!”
‘더펄머리’는
‘더펄더펄 날리는 더부룩한 머리털
또는
그런 머리털을 가진 사람’을
가리키는
재미있는 우리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