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반둥건둥하다

_일을 다 끝내지 못하고 중도에서 성의 없이 그만두다

by somehow

옛날 어느 마을에 꽃순이와 맹순이 자매가 살았습니다. 언니 맹순이와 동생 꽃순이는 한 살 터울입니다. 늘 함께 다니지만 부모에게 이쁨을 받는 것은 동생 꽃순이 뿐이었습니다.

어느 봄날, 꽃순이와 맹순이가 산에서 나물을 캐왔습니다.

나물바구니를 받아 본 어머니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디 보자, 꽃순이 바구니에는 달래랑 냉이랑 쑥도 많이 있구나? 오늘 저녁에 쑥국을 끓여야겠네! 그리고 맹순이는…에구…이게 뭐니? 동생이 부지런히 나물 캐고 다닐 때 너는 뭐하고 놀았니? 캐온 것도 죄다 먹지도 못하는 잡초들뿐이고… 어찌된 게 동생만도 못할까…쯔쯔…”

어머니에게 잔소리를 들은 맹순이는 서운한 생각에 눈물이 찔끔 났으나 속으로 꾹 참아 넘겼습니다.

‘엄마…그게 아니라…어휴…, 내가 참아야지…엄마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을사람들도 종종 부모에게 구박받는 맹순을 보며 혀를 찼습니다.

“맹순이 쟤가 참 부지런하고 착한 앤데, 왜 저리 늘 구박을 받는지 모르겠네…쯧쯧…”

한여름 어느 날, 꽃순이와 맹순이가 빨랫감을 나누어들고 시냇가에 빨래를 하러 갔습니다.

언니 맹순이가 열심히 빨래를 하고 있을 때, 빨랫감을 물가에 던져둔 동생 꽃순이는 시원한 시냇물로 들어가 혼자 멱을 감고 물놀이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야, 꽃순아! 빨래 몇 개 되지도 않는데 얼른 해놓고 놀아라…넌 왜 그렇게 무슨 일이든 반둥건둥하니?”

언니가 이렇게 한 마디 하자 동생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습니다.

“힝~! 언니가 얼른 다하고 내 빨래도 좀 해주면 되잖아? 나는 동생이라 어리고 약하잖아?”

그러자 맹순이가 이번에는 못 참겠다는 듯 이렇게 쏘아붙였습니다.

“대신 해준 게 어디 한두 번이니? 네가 반둥건둥할 때마다 내가 다해줬는데, 결국 야단맞은 건 나뿐이었어! 이젠 절대 안 도와줄 거야, 이 못된 기집애야!”




‘반둥건둥하다’는
‘일을 다 끝내지 못하고 중도에서 성의 없이 그만두다.’라는 의미의
재치 있는 우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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