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Oh My Life

말린 꽃 액자가 있는_풍경

_엄마의 가을 선물

by somehow
액자의 앞 면에도 엄마는 비뚤어질 망정 정성껏, 막내에게 혹은 큰딸에게 라고 사인을 남겼으나 너무 귀퉁이에 적어서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액자의 뒷면에 한번 더 쓰시게 했다.




말린 꽃을 이용해 액자를 만드는 키트가 있다.

이름하여, 압화 액자 키트.


회사에서 판매되는 제품가운데, 6차산업에 해당하는 이 제품을 며칠전 어머니께 두어 세트 갖다드렸다.


엄마가 직접, 하나는 큰딸, 하나는 막내에게 만들어 선물로 주면 좋을 것 같다며.


같은 키트라도 하는 사람의 손길에 따라 모두 다른 디자인으로 말린 꽃들을 안칠 수 있다.


여분으로 한 세트 더 받아온 게 있었는데, 그것도 어머니와 함께 독특하게 꽃들을 배치했다.

그것은 너에게 주겠다며, 어머니가 '고마운 OO에게' 라고 사인을 남겨주셨다.

8월중순, 뇌경색으로 입원-퇴원 후 우리집으로 오신 뒤부터 나의 수발을 받는게 많이 미안하신 모양이다.

가운데 액자가 그것이다... 그러고 보니 그게 젤 예쁜 듯.




자매들을 위한 어머니의 가을 선물은 이렇게 곱게 완성되었다.

어쩌면 어머니가 딸들에게 건네는 마지막 선물이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손에 힘이 없어 잘 써지지 않는다는 글씨라도 더듬더듬 눌러 사인을 남기시도록 부탁드렸다.


동생에게는 미국으로 보내는 소포에 넣을 것이고,

언니에게는 오늘 집에 왔을 때 주려고 했는데,

깜박하고 전해주지 못했다...언니에게도 부쳐주어야 할 것같다.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파프리카잡채가 있는 추석_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