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새벽수영을 다 닐때는 전날 아무리 고되고 지칠 만한 일을 하더라도 다음날 새벽 수영장에 가서 한번 돌고 나면 싹 풀렸다.
언제 쑤셨었나 싶게 개운하게 새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새벽에 일어나는 고통을 기꺼이 감내하는 것이다.
그런 기억으로, 지난 1월에 입사한 새 직장_이곳에서 새로 적응해야 하는, 나날이 고되게 느껴지는 작업의 후유증으로 특히 양팔뚝과 손관절의 고통을 조금씩이라도 풀어줄 수 있을까 하는 기대로 3월중순부터 수영을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했었다.
그런데....그것도 잠깐, 시간이 갈수록 나의 몸은 고통에 잠식되어가고 있었다.
결국4월 10일 수영을 하던 중, 팔젓기를 할 때마다 어깨가 삐걱거리는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시간이 갈수록 풀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뾰족해지는 듯 했다. 중간에 멈추고싶은 극심한 갈등을 가까스로 잠재우며 간신히 수영을 마치고 나왔어도, 하루하루가 지나도 가시지 않았다. 이틀 후 수요일에는 팔젓기가 더욱 힘들었다.
왜 그럴까...팔을 돌릴때마다 어긋난 톱니바퀴가 제 살을 갉아먹는듯 찌르는 듯한 느낌을 참고 가까스로 완주를 하고 나섰다...그리고 나는 잠시 쉬어야만 할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리고 2주째...
그러나 나는 수영을 쉬는 것으로는 낫지 않을 것임을 알아차린 것처럼, 일단 멈춤을 결심했다.
지난 1월, 여러 차례의 취업탐색 끝에 가까스로 입사에 성공했던 바로 그 회사에서 탈출했다.
처음 그곳은 꿈의 직장인듯 여겨졌다.
최고급 실리콘으로 식기류를 생산하는 그곳에서 일하다니! 내가! 이 나이에!!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처음의 기대와 희망은 빠르게 빛을 바라기 시작했고 나는 결국 지쳐 나가떨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다시 또 어딘가 갈 곳을 정해놓은 것도 아닐 뿐더러, 이제는 얼마든지 취업이 다시 또 가능하리라는 희망조차 매우 희박한 상태이다. 그럼에도 나는 벗어나야만 했고, 종국에는 내가 살기 위해 그곳을 탈출하기로 했다.
오늘, 지금, 나는 집안 거실에서 가느다란 빗줄기가 이어지는 흐린 하늘을 내다보며 글을 쓴다.
아, 또다시 취업도전기를 이어나가야 하는 걸까...오로지 나를 위한 변명을 늘어놓아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