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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how Jun 26. 2024

11.틀리다/다르다

-당신과 나의 생각은 다르지만, 누구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

이번에 확인할 우리말 어휘는 

틀리다/다르다입니다.




틀리다다르다의 의미와 사용법에 대해서는 많이 잘 알고 계시는 듯합니다.

그러나 누구라도 언제든지 쉽게 헛갈릴 수 있는 어휘이기도 합니다.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두 단어의 의미와 사용환경을 확인하고 기억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두 단어의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틀리다 1.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  2.바라거나 하려는 일이 순조롭게 되지 못하다.

다르다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


'틀리다'의 예문을 보면 이렇습니다.

'네가 가르쳐준 번짓수가 틀렸다.' '계산이 틀렸다.' '하루 매출액이 틀렸다(셈이 잘못되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다 틀렸다(순조롭게 되지 못하다의 뜻).'

'네가 가르쳐준 번짓수가 틀렸다'의 경우를 좀더 살펴볼까요. 틀렸다는 잘못되었다, (잘못 가르쳐 주어서) 잘못 알게 되었다는 의미로 쓸 수 있습니다. 반면, '번짓수가 다르다'고 해도 말이 되는데, 이때는 '알고 있는 바와 같지 않다'는 의미를 나타내고자하는 경우로 이해됩니다.


'다르다'의 예문은 어떤가요.

'겉과 속이 다르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 다르다.' '나이 드니 몸이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르다.'

'어제와 오늘 매출액이 다르다.' '장애는 틀린 것이 아니라, 그저 조금 다를 뿐이다.' 

그중에서 '어제와 오늘 매출액이 다르다.'를 살펴볼까요. 

이때 다르다는 매일의 매출액이 당연히 똑같을 수 없으니 '같지 않음(다르다)'을 의미하는 반면, 계산이 잘못되었다는 의미(맞지 않다)를 나타내고자 한다면 틀리다를 사용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이와같이, 틀리다와 다르다는 의미가 다르다는 점을 꼭 기억하세요!


틀리다의 상대어가 '맞다', 다르다의 상대어가 '같다'라고 이해하면 

좀더 기억하기 쉬울 것 같기도 합니다.


아래 이야기를 통해 두 단어의 의미를 되새겨보세요.



“여보, 내 부탁 잊지 않고 사 왔어요?”


첫 외국 출장에서 돌아오는 남편을 보자마자 아내 영미 씨가 기대에 찬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그럼, 아내가 부탁하는 건데! 자 여기, 당신이 소원하던 ㄹㅇㅂㅌ 가방!”


남편은 의기양양하게 꾸러미를 내밀었습니다.


“고마워요, 여보!! 비쌀텐데...그래도 해외 출장 가는 김에 사온 거니까, 호호호..”


영미 씨는 꾸러미를 열어 특유의 무늬가 커다랗게 새겨진 가방을 꺼내어 들고 거울에 비춰보며 기뻐했습니다. 


“내일모레 친구들 만날 때 들고 가야지~!”


며칠 후, 영미 씨는 새 명품가방을 폼나게 들고 친구들과의 약속장소로 갔습니다. 

맛난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던 친구들이 반짝거리는 영미 씨의 명품가방을 발견했습니다.


“어머, 이 번쩍번쩍한 가방 누구 것이니? 정말 멋지다, ㄹㅇㅂㅌ이잖아!?”


친구 수진 씨가 먼저 이렇게 감탄했습니다.


“응, 내 거야! 얼마 전에 남편이..해외 출장 갔다 오면서 사왔더라고..선물로, 호호호!”

“어머, 영미 거였구나! 이거 크기만 봐도 제법 비싸겠는데? 남편이 무척 자상하시다!?”


또 다른 친구 진선 씨도 이렇게 맞장구를 쳤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영미 씨의 가방을 뚫어질 듯 쳐다보던 혜영 씨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열었습니다.


“그런데...이거 여기...손잡이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나도 똑같은 가방 있어서 좀 아는데...”


진선 씨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혜영 씨에 되물었습니다.


“그래? 뭐가? 어떻게 다르다는 거야?”

“응...진짜 @@@@가방은 손잡이의 박음질이 이렇지 않거든...아무리봐도 다르다는 얘기지, 이거 혹시....?”


혜영씨의 대답에  갑자기 기분이 확 나빠진 영미 씨가 이렇게 쏘아붙였습니다.


“혹시?? 뭐가 다르다고? 그 말은, 내 가방이 가짜라는 뜻이니? 짝퉁이란 말이야?!”

“뭐어-?! 누가 짝퉁이라고 했어? 내 가방이랑 다르다는 얘기일 뿐인데... 그렇게 화낼 일은 아니잖아?”


혜영 씨도 지지 않고 맞받았습니다.


“아, 됐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남의 가방을 다르 어쩌네 함부로 말하면 안 되는 거지! 그냥 부러우면 부럽다고 할 것이지, 나중에 따로 말해도 될걸 대놓고 그렇게 말해야 속이 시원하니?”


그러면서 영미 씨는 남편이 사준 ㄹㅇㅂㅌ가방을 챙겨 들고 돌아섰습니다.

그날 저녁, 영미 씨가 퇴근하는 남편에게 따져 물었습니다.


“여보! 이 가방 어떻게 된 거에요?”

“가방이...왜? 무슨 일 있었어?”

“오늘 친구들 만나러 들고 갔는데 글쎄, 이게 짝퉁이라잖아요!?”


그러자 남편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어, 사실은...중간에 경유하던 공항근처 쇼핑몰에서.....가격이 예상과 틀리게 많이 싸더라고...그래서 얼른 샀는데...그게, 짝퉁이라 그랬나....”


대수롭지 않은 듯한 남편의 대꾸에 영미 씨는 얼굴이 화끈거리는 심정으로 한숨을 토했습니다.


“뭐라고요? 그럼, 정말로 가짜를 사왔단 말이야? 진짠지 가짠지 뭐가 다른지도 모르고 무턱대고 사 오면 어떡하냐고요! 어휴....명품 좋아하다가 이게 무슨 망신이야! 이젠 친구들 만나기는 다 틀렸다고요!” 


남편은 울그락 불그락하는 아내의 태도에 그저 뒤통수를 긁적이며 중얼거렸습니다.


“아니...난 그냥 그 브랜드를 사오랬으니... 뭐가 다른지 모르니까, 브랜드가 같으니까....”





틀리다 1.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  2.바라거나 하려는 일이 순조롭게 되지 못하다.

다르다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

다른 것과 틀린 것은 구별해서 사용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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