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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how Jun 21. 2024

9.가리키다/가르치다

-목표지점을 가리켜주기 전에 게임 규칙을 먼저 가르쳐 주세요.

이번에는

가리키다/가르치다를 볼까요.




이번에 되짚어볼 헛갈리는 우리말은 가리키다 가르치다입니다.

이 두 단어는 비교적 헛갈리지 않고 정확히 사용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하지만, 아직도 여전히, 사용법을 혼동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 이기도 합니다.


두 단어의 의미를 사전에찾아 보면 이렇습니다.

가리키다 1.손가락 따위로 어떤 방향이나 대상을 집어서 보이거나 말하거나 알리다. 2.어떤 대상을 특별히 집어서 두드러지게 나타내다, 의 의미를 갖는 동사입니다.

가리키다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길을 묻는 나그네에게 고갯짓으로 방향을 가리켰다.' '꼬마가 가리키는 곳에는 노숙자가 누워있었다.'


가르치다 1.지식이나 기능, 이치 따위를 깨닫게 하거나 익히게 하다. 2.그릇된 버릇 따위를 고쳐 바로잡다,의 의미가 있는 동사이지요.

가르치다의 적절한 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선생님은 평생 중학교에서 국어과목을 가르치셨다.' '내가 가르쳐 준대로 하면 좋은 일이 있을 거야!'


두 단어는 이렇듯 의미가 다르므로 구별해서 써야 합니다.

그러자면, 이번 기회에 두 단어의 의미를 잘 새겨두면 좋겠습니다.


이처럼 분명히 다른 의미를 염두에 두고 다음의 이야기를 읽어볼까요.





대전에 사는 경민이네 가족은 연휴를 맞아 포항 호미곶으로 해돋이 여행을 떠납니다.

운전대를 잡은 아버지가 안전벨트를 채우며 경민이에게 물으셨습니다.


“다들 안전벨트 단단히 매고! 출발한다~ 우리 가족 모두 호미곶은 처음 가는 거지?”

“맞아요, 지금까지 속초, 강릉, 부산에는 가봤지만 포항은 처음이에요!”


옆에 앉은 경민이 동생 경희가 아버지께 여쭈었습니다.


“그런데, 호미곶이 무슨 뜻이에요?”

“호미곶? 그야...나도 모르지, 엄마가 좋은 데라며 같이 가보자 해서 가는 건데...허허허.”


아버지가 우물쭈물하자 경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여쭈었습니다.


“곶-? 곶이 뭐에요? 발음도 어려워.”


그러자 고등학교에서 사회과목 선생님인 어머니가 설명을 덧붙여주십니다.


“‘곶’이 뭐냐면, 바다를 향해서 부리 모양으로 뾰족하게 뻗은 육지를 일컫는 이름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네. 우리가 가는 호미곶은 ‘동외곶’이라고도 하는데, ‘경북 포항에 있는 장기반도의 끝부분에 영일만을 이루면서 튀어나와 있는 곶’을 가리킨단다. 애초에는 ‘말갈기’처럼 보인다고 말갈기 모양이라는 뜻으로 ‘장기곶’이라고 불렸지. 그러다 일제강점기였던 1918년 이후에는 장기갑(長鬐岬)이라 불리다가 1995년에 장기곶(長鬐串)으로 이름을 바꿨어. 그러다가 2001년 12월에 ‘호랑이 꼬리’라는 뜻의 ‘호미곶(虎尾串)’으로 다시 변경됐단다.”

“아~ 호미곶! 우리나라 지도를 호랑이로 표현할 때, 그 꼬리 부분을 가리는구나!”


아내의 설명에 남편도 이제야 알았다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맞아요! 호미곶에 또 유명한 게 있는데, 아는 사람?”


어머니가 재미있다는 듯 퀴즈를 냈습니다.


“저 알아요! 지금, 호미곶을 검색해 보니까....바다에 사람 손 같은 게 솟아 나와 있는데, 이거죠? 찾았어요...‘상생의 손’!”


중학생 경민이가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로 재빠르게 검색하여 대답했습니다.


“그래 맞았어! 그 조각상의 이름은 ‘상생의 손’이라고 하는데, 바다에는 오른손, 땅에는 왼손이 있단다. '21세기에는 온 인류가 화합하고 화해하며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로 조각된 것이란다.”


경민이 대답에 어머니가 설명을 덧붙여 주셨습니다.


“엄마, 더 가르쳐 주세요. 재미있어요!”


초등학교 5학년인 경희는 어머니가 해주시는 이야기에 빠져들어가듯 말했습니다.


“그래? 그럼...또 하나, 그 호미곶에는 귀중한 문화재도 있어, 일명 ‘대보등대’라고도 하는 ‘호미곶 등대’란다. 특히 그 등대는 철근을 사용하지 않고 벽돌만으로 8각형 탑 형식으로, 1908년에 지어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라서 건축사적으로나 문화재적으로 굉장히 가치가 큰 문화재란다.”

“어...저기, <상생의 손> 이정표가 보여요! 엄마 덕분에 여행할 곳에 대해 미리 공부를 하면서 오니까 시간도 빨리 가고, 왠지 기대가 돼요!”


멀리 보이는 목적지에 가까워지자 경민이가 창밖을 가리키며 들뜬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호미곶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거죠?”


운전 중인 경민 아버지가 신기한 듯 되묻자 아내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호호호, 이미 학교 수업에서 학생들 가르친 내용이니까! 그래서 호미곶 여행도 가자고 한 거예요!”





가리키다 1.손가락 따위로 어떤 방향이나 대상을 집어서 보이거나 말하거나 알리다. 2.어떤 대상을 특별히 집어서 두드러지게 나타내다.


가르치다 1.지식이나 기능, 이치 따위를 깨닫게 하거나 익히게 하다. 2.그릇된 버릇 따위를 고쳐 바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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