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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한 살배기/한살박이//돌배기/돌박이

-한 살배기 손주의 돌배기 한복을 할머니가 손수 지으셨습니다.

by somehow

열번 째는

한 살배기/한 살박이//돌배기/돌박이 입니다.




이번에는 단어의 맞춤법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배기'라는 접미사의 의미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흔히, 세상에 태어난지 1년정도 된 아기를 일컬을 때 쓰는 말이 돌배기 또는 한 살배기입니다.

이때, '돌박이(X)' 혹은 '한 살박이(X)'로 잘못 쓰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배기 혹은 한 살+배기라는 단어의 조합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먼저의 '-배기'의 쓰임을 알아보겠습니다.

'-배기' 1.그 나이를 먹은 아이 2.그것이 들어있거나 차 있음 3.그런 물건, 이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


'한 살배기', '돌배기'처럼 어린아이의 나이 뒤에 붙어 그 나이를 먹은 아이를 뜻할 경우 '-박이(X)'가 아니라 '-배기'로 써야 합니다.


한 살배기 한 살이 된 아이,

돌배기 태어난 지 한 해가 된 어린아이.

한 살배기 돌배기 같은 의미로 이해하고 사용할 수있습니다.

그외, '-배기'가 쓰인 단어들로는 공짜배기, 진짜배기 등도 있습니다. 이때는 '공짜-', '진짜-'에 붙어서 속된 의미로 쓰입니다.


그렇다면, '-박이'는 언제 사용할까요?

'-박이'는 '한살'이나 '돌-'과는 부적절한 만남이지만, 다른 경우에 사용됩니다.

'-박이'무엇이 박혀 있는 사람이나 짐승 또는 물건이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입니다.

'-박이'가 무엇이 박혀 있는...의 뜻을 더한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오이소박이 차돌박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이때는 '배기(X)' 대신 '-박이'가 더 어울리는 만남이네요.


이와같은 차이를 염두에 두고 사용한다면, 헛갈릴 일은 줄어들 것 같습니다.

오이소박이와 달리 ‘한 살이 된 아이’를 뜻하는 경우에는 ‘한 살박이(X)’가 아니라 ‘한 살배기’가 맞습니다.

'-박이' '-배기'의 차이를 생각하며 다음 이야기를 읽어보아요.





중학생 건우는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동생을 찾으며 방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우리 영우~! 영우 어딨니? 형아 돌아왔다!”

“으앙~!”


갑작스레 들려온 큰 소리에 놀라 깬 영우가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야, 이 녀석아~ 동생 낮잠 자는데, 그렇게 소리를 지르면 어떡하니, 어휴...감기 때문에 온종일 보채다가 이제 겨우 잠들려는 중인데....”


1년 전 늦둥이 영우를 낳은 어머니가 세탁실에서 나오다 마주친 건우를 나무랐습니다.


“아...그랬어요? 몰랐어요....나는 그냥 우리 귀여운 동생이랑 같이 놀려고....”


큰아들 건우는 어머니의 꾸지람에 시무룩해졌습니다.


“네가 동생 이뻐하는 건 잘 알겠는데, 이제 겨우 한 살배기하고 뭘 하고 놀겠다는 거야? 아직 감기가 다 낫지도 않아서 가만히 두는 게 도와주는 거야, 당분간은...”


어머니는 선잠에서 깬 아기를 안아 달래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한 살배기라도 내 말은 다 알아들어요! 학교에서 있었던 재미난 이야기해 주면 헤벌쭉 웃는단 말이야, 얼마나 귀여운데....엄마, 나도 저 때 저렇게 귀여웠어요? 귀여웠지?!”


건우는 어머니 품에 안겨 울음을 그치고 시나브로 잠에 빠져드는 영우의 몰캉하고 보드라운 볼살을 살살 건드리며 미소를 멈추지 못했습니다.


“그럼...세상에 귀엽지 않은 아기도 있니? 고릴라 새끼도 아기 때는 귀엽잖아? 호호호- 아무튼 네가 어린 동생도 예뻐하고 잘 돌봐주려고 하니까, 엄마는 정말 고맙네~”


어머니 말씀에 건우가 생각난 듯 말했습니다.


“그런데, 참, 엄마, 늦둥이가 뭐야? 학교에서 내 동생이 이제 한 살배기라니까 애들이 ‘아, 늦둥이네!’ 그러면데 놀리는 것 같아! 뭐가 늦었다는 거지?”

“중학생이 ‘늦둥이’도 몰라? 내가 너를 낳은 게 32살, 그것도 빠르지는 않았는데 자그마치 12년이나 더 지나서 영우를 낳았으니, 엄마가 ‘아이를 낳기에는 늦은 나이에 낳았다’고 그러는 거지. 네가 지금 열네 살인데 동생은 이제 한 살, 돌배기니까...터울이 13년이나 되잖아? 보통 형제자매들 나이 차이는 한두 살이나 많으면 서너 살인데 너는 동생이랑 열 살도 넘게 차이가 나네. 그러니까 영우보다 한참 먼저 태어난 인생 선배로서, 앞으로도 네가 동생을 잘 돌보고 챙겨야 한다, 알겠지?”


어머니의 말씀에 갑자기 책임감을 느낀 듯 건우가 짐짓 의젓하게 대답했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어머니! 그런데 우리 한 살배기 영우 돌잔치는 언제 하나요? 태어나 첫 번째 맞는 생일에 하는 게 돌잔치죠? 일가친척들 다 모여서 사진도 찍고 뷔페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히히!”


어머니는 건우의 속뜻을 알아차린 듯 코웃음을 치십니다.


“뷔페는 무슨....네가 뷔페 가고 싶어서 그런 거지?! 뷔페나 잔칫상 차려놓고 돌잔치하는 건 다 옛말이지, 태어나서 1년 넘게 사는 것도 어려웠던 옛날에나 무사히 한 살 먹도록 살아줘서 고맙고 기쁘고 했으니까. 하지만 요샌 조촐하게 가족끼리만 모여서 밥 먹고 축하하는 정도로 한단다!”





한 살배기 한 살이 된 아이,

돌배기 태어난 지 한 해가 된 어린아이.

한 살배기 돌배기는 같은 의미로 쓸 수 있습니다.


‘-배기’는 다른 단어의 뒤에 붙어서 경우에 따라

1.그 나이를 먹은 아이 2.그것이 들어있거나 차 있음 3.그런 물건, 이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입니다.


'한 살배기', '돌배기'처럼 어린아이의 나이 뒤에 붙어 그 나이를 먹은 아이를 뜻할 경우는 '-박이(X)'가 아니라 '-배기' 써야 합니다.


'-박이' '무엇이 박혀 있는 사람이나 짐승 또는 물건'이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입니다.

'오이소박이'와 달리 ‘한 살이 된 아이’를 뜻하는 경우에는 ‘한 살박이(X)’가 아니라 ‘한 살배기’가 맞습니다.

'-박이''-배기'의 쓰임을 구별하여 정확하게 사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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