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치다꺼리 1.뒤에서 일을 보살펴서 도와주는 일. 2.일이 끝난 뒤에 뒤끝을 정리하는 일.
어떤 일을 치르는 과정에 여러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그 일이 잘 진행되고 끝마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이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와 같은 도움을 주는 일을 표현할 때, '치다꺼리한다'고 표현합니다.
‘치다꺼리’라는 단어가 그 자체로 ‘일을 치러 내는 일/남의 자잘한 일을 보살펴서 도와줌/또는 그런 일.’이라는 의미의 우리말입니다.
그러니까, 뒤치다꺼리는 치다꺼리의 의미를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한다고 생각됩니다.
일례로, 화려한 패션쇼가 열리는 무대 위에는 잘 꾸민 모델들만 하나, 둘씩 빛나는 조명을 받으며 걸어나오고 들어갑니다. 멋진 무대만 보이는 객석에서는, 완벽한 무대를 위해 더 많은 스텝들이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애쓰는 무대의 뒷면은 볼 수 없습니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뒤쪽에서 힘을 보태어 도움을 주는 일'에 대해 '뒤치다꺼리한다'고 할 만합니다.
이러한 의미의 ‘뒤치다꺼리’는 ‘뒤’+‘치다꺼리’의 형태로 이루어진 말입니다.
헌데, '뒤치다꺼리'를 발음할 때는 그렇다치더라도, 막상 글로 쓰려고 하면 '뒤치다꺼리'인지 '뒤치닥거리(X)'로 쓰고 발음만 [뒤치다꺼리]로 해야 하는지 헛갈립니다.
우리 한글 맞춤법 제5항에는, "한 단어 안에서 뚜렷한 까닭 없이 나는 된소리는 다음 음절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적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 규정에 따라 ‘뒤치다꺼리’를발음하면 [뒤치다꺼리]로‘꺼’가 된소리로 발음되고 그 앞말의 형태가 분명하지 않아 ‘뒤치닥거리(X)’가 아닌, 발음되는 대로 ‘뒤치다꺼리’라 쓰기로 약속된 것이지요.
예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를 치는 아들 뒤치다꺼리에 어머니는 늘 정신이 없었다.'
'할머니의 장례식이 정신없이 끝난 뒤, 마을 사람들은 너나없이 그 뒤치다꺼리까지 도와주었다.'
'회사에서 돌아온 은미 씨는 온종일 말썽 피운 아이들을 뒤치다꺼리하느라 쉴 시간도 부족했다.'
“할머니...하늘에서 편히 잠 드세요..”
“사랑하는 우리 엄마...그동안 힘드셨지요?....이제는 고통 없는 곳에서 평화와 안식을 누리시기를 기도할게요.....”
“엄마! 우리 천국에서 만나요!! 사랑해요, 엄마!!”
서울에서 멀지 않은 거리이면서도 시가지에서 멀리 떨어진 산 중턱에 위치하여, 고즈넉한 수목장 묘역에서는 한 가족의 어머니이자 할머니였던 최양순 님의 수목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수목장은 스위스에서 처음 시작되어 2000년도 후반 즈음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시작된 자연 친화적인 장례방식입니다. 돌아가신 분의 유해를 화장火葬하고 남은 분골을 자연 분해되는 작은 옹기에 담은 뒤, 가족들이 사전에 선택한 '추모목' 아래 묻어두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모두 녹아 땅속으로 스며들어 결국 자연과 하나가 된다는 의미의 자연장입니다.
수목장이 진행되는 동안, 유가족과 친척들은 깊은 슬픔 속에서도 생전의 고통에서 벗어나 비로소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 최양순 여사의 마지막 길에 아쉬운 작별 인사를 고하고 있습니다.
“그래....누님도 이제 편안해지셨으니 우리도 잘 살자꾸나....그나저나 너희들이 그동안 아픈 어머니 뒤치다꺼리하느라 고생 많았지, 다들 수고했다....”
돌아가신 최양순 님의 남동생 병호 삼촌이 조카들에게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아, 아니에요...저희들이 뭘 얼마나 했게요...요양원에 계시는 동안 힘든 치다꺼리는 요양보호사들께서 다 하셨죠...저희는 그저 종종 들여다보고 안쓰러워한 것밖에 얼마나 더 했겠어요...”
상주인 큰아들 주호 씨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요양원에 어머니 계시는 몇 달 동안 자주 드나들면서 요양보호사들이 정말 수고하는 걸 이번에 알게 됐어요....어머니 돌아가시기 며칠 전까지도 몸도 깨끗하게 닦아드리고 온갖 치다꺼리를 꼼꼼하게 해주셨죠...만약 집에서 저희가 돌보아드렸더라면 그렇게까지 뒤치다꺼리를 잘할 수 있었을까요...그러니 저희보다 애쓰신 분들은 그분들이에요....어머니도 잘 알고 계실 거고요...”
큰딸 주희 씨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래...그렇구나....아무튼 마지막에는 우리들도 찾아 뵙고 작별 인사를 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누구나 한 번씩은 이렇게 영영 떠나가는 법이니...그때까지는 남겨진 우리도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지..!”
병호 삼촌의 말씀에 최양순 여사의 자녀들은 눈물을 훔쳤습니다.
얼마 후, 자녀들은 요양원에 가시기 전까지 함께 살았던 셋째네 집으로 갔습니다. 어머니 방의 가구와 서랍을 열어보며 남겨진 소지품들의 뒤치다꺼리를 시작했습니다.
“아이고...우리 엄마...내가 사준 양말들, 속옷들...언제 입겠다고 이렇게 고스란히 모아 두셨네....하나도 입지 못하고 가실 것을...새 것은 아껴두고 늘 낡은 것들만 사용하셨어...흑흑....”
막내는 비닐도 뜯지 않은 채 보관되어 있던 물건들을 손에 들고 끝내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뒤치다꺼리 1.뒤에서 일을 보살펴서 도와주는 일. 2.일이 끝난 뒤에 뒤끝을 정리하는 일.
‘뒤치다꺼리’는 명사 ‘뒤’+‘치다꺼리’의 형태로 이루어진 우리말입니다.
여기서 ‘치다꺼리’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일을 치러 내는 일/남의 자잘한 일을 보살펴서 도와줌/또는 그런 일.’이라는 의미의 우리말입니다.
그 앞에 ‘뒤’라는 명사가 붙어서 ‘일이 끝난 뒤 혹은 앞으로 나서지 않고 보이지 않게 도움을 준다’는 의미로 쓰입니다.
간혹 ‘뒤치다꺼리’를 ‘뒤치닥거리(X)’로 쓰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한글맞춤법 규정에는 ‘한 단어 안에서 뚜렷한 까닭 없이 나는 된소리는 다음 음절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뒤치다꺼리’도 [뒤치다꺼리]로 ‘꺼’가 된소리로 발음되고 그 앞말의 형태가 분명하지 않기에, ‘뒤치닥거리(X)’가 아닌 ‘뒤치다꺼리’로 쓰도록 한다는 점을 꼭 기억하세요!
덧붙임: 한글 맞춤법 5항의 '한 단어 안에서 뚜렷한 까닭 없이 나는 된소리는 다음 음절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적는다'라는 규정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한글 맞춤법 5항은 '한 단어 안에서 뚜렷한 까닭 없이 나는 된소리는 다음 음절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적는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때, '한 단어'란 '한 형태소로 이루어진 단어'를 의미합니다.
한 형태소란, 더이상 쪼갤 수 없는 의미의 최소단위이지요.
이를테면, 눈곱, 손바닥은 눈+곱, 손+바닥으로 이루어진 복합어이며
어깨나 오빠, 새끼, 기쁘다, 아끼다 같은 단어는 더이상 쪼개면 의미가 사라지는 하나의 형태소 단어입니다.
이들 단어를 '엇개, 옵바, 샛기, 깃브다, 앗기다'로 적을 근거는 없을뿐더러 발음하면 두번째 첫소리가 뚜렷한 까닭 없이 된소리로 납니다. 따라서 오빠, 새끼, 기쁘다, 아끼다로 적도록 약속한 것입니다.
뒤치다꺼리도 '뒤치다거리'로 표기하고 굳이 [뒤-치-다-거-리]로 발음한다면 어쩐지 조심스럽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발음하자니 [뒤치다꺼리]로,즉[-꺼-]로 발음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뚜렷한 까닭없이 된소리로 발음되는 현상에 대해, 그냥 그렇게 발음하라고 하기엔 좀 무책임하다 싶은지, 굳이 이게 왜 된소리로 발음되고 표기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어떤 규칙을 찾아내려 애쓰고 그 나름대로 규정하게 된 것인 듯싶습니다.(순전히 제 생각입니다.)
위의 규정에 따르면, 'ㄴ, ㄹ, ㅁ, ㅇ' 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도 다음 음절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적는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흠벅'이라는 단어도 'ㅁ' 받침 뒤에 바로 오는'ㅂ'이 된소리로 소리 나기 때문에 '흠뻑'과 같이'ㅁ' 받침 뒤의 첫소리 'ㅂ'을 된소리로 적어야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