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안타까움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간다
10월이 시작됐다.
8월말 수술후 9월한달 꼬박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
어느덧, 끔찍했던 수술자국은 조금씩 아물어가고 옅어져간다.
한편으로 마음도 안정이 되어간다.
이제는 조금씩 다시 움직여보기로 한다.
적어도 11월까지는 시간이 있으니 운동을 시작해야한다.
먼저, 생각나는 산책을 시작했다.
어제, 오랜만에....무려 1년여만이다.
집근처라 걸어서 왕복을 해도 30~40분이면 되는 곳인데 그것도 마음먹지 않으면 가깝고도 먼 곳이다.
산재휴업중이던 작년 9~10월 즈음, 한동안 열심히 이곳 천변을 산책했었다.
그후 다시 찾은 산책로.
오전 9시 무렵의 그곳에는 걷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한 사람, 두 사람...
춥지도 덥지도 않은 가을 아침날씨에, 쾌청한 하늘, 여름동안 풍성했을 벚나무들은 어느새 단풍든 잎사귀들을 발아래로 깔고 서있다.
고즈넉한 천변을 걸으며,
지난해 이곳을 산책하며 말라죽은 듯 보이는 벚나무가지에서 발간 벚꽃이 피어나 있던 광경을 목격한 기억이 났다.
그즈음, 거의 매일 어머니를 보러 요양원에 들렀고 그 말라죽은 듯한 벚나무에서 피어난 벚꽃송이들을 보며 인생의 허무함에 한숨지었던 생각이 떠올랐다.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어느새 8개월째...세상은 눈치도 없이 어쩌면 그대로다.
발에 채이는 마른 낙엽, 돌멩이처럼
인간은 또한 그저 자연의 한 소품인 듯,
그 어마어마한 존재가 나에게서 사라졌어도 세상은 아무 일도 없다.
천변川邊은 어쩌면 그리도 처연凄然하게 다시 나를 맞는다.
다시 가슴이 아파온다.
내 잘못이 생각난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오른쪽 옆구리가 아프다고 계속 이야기하실 때,
왜 그걸 귀담아듣지 않았는지...
아무리 고통을 호소해도 무시로 일관하는 자식들을 보며 엄마는 얼마나 절망했을까...
너무나 괴롭다...
그생각만 하면 아직도 나는
괴로운 한숨이 절로 터져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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