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줄거나 없어져 적다, 많이 없어지다, 줄어들다
“최 씨는 아주 부지런하고 정말 정직한 사람이야!”
쌀가게 주인 최 씨는 부지런하고 친절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눈치가 무척 빠른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최 씨는 절친한 친구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내가 없는 동안 자네가 가게를 잘 봐주게, 부탁하네?!”
최 씨는 한 가족처럼 오래 같이 지낸 점원 만호 씨에게 쌀가게를 부탁하고 길을 떠났습니다.
그날 저녁, 만호 씨는 친구들을 가게로 불러들였습니다.
그 가운데 나쁜 친구들이 만호 씨를 이렇게 꼬드겼습니다.
“야, 너희 주인 없는 동안 창고에 있는 쌀 조금씩 슬쩍 내다 팔아도 되지 않냐?”
“쌀가마니에서 조금씩만 쌀을 빼돌려도 충분할 걸!?”
"그래, 오랜만에 맛있는 것 좀 먹고 놀아보자~!"
친구들의 부추김에 만호 씨도 흔들렸습니다.
“정말?…그래도 들키지 않을까?”
며칠이 지나고 쌀가게 주인 최 씨가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가게와 창고를 돌아보고 장부를 정리하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습니다.
“참 이상하네...? 모든 게 그대로 있는데, 왜 이렇게 허룩한 느낌이 들지...?”
그러자 주인 없는 동안 가게를 맡았던 만호 씨가 당황하여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무슨 말씀이세요? 쌀가마니 수는 제가 날마다 세어봤는 걸요!?”
“그래, 숫자는 맞는데…가마니 속이 좀 줄어든 것 같단 말이야! 어때, 자네가 나 없는 동안 무슨 짓을 했는지 말해 보게…내 말이 틀림없지?”
그제야 점원은 눈치 빠른 주인 앞에 고개 숙여 잘못을 뉘우쳤습니다.
“아이고 정말 죄송합니다…쌀가마니에서 한 됫박씩 퍼내다 팔아 친구들과 술을 마셨습니다…용서해주세요...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허룩하다’는
‘줄거나 없어져 적다, 많이 없어지다, 줄어들다’의 뜻으로 쓰이는
재미있는 우리말입니다.
_201409다시읽기*한글은 힘이 세다 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