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의 하루

_간호조무사자격증 발급을 기다리며

by somehow

3월 15일 간호조무사 시험을 치렀고 적당히 만족할 만한 점수로 일단 합격은 했다.

그 다음부터가 문제였다.....

일단 이제로부터 취업을 할 때까지는 무기한 백수에다 취업준비생_취.준.생.이 아닌가.


어느덧시험을 치른 날부터 벌써 1달이 다 돼간다.

9개월여의 간호조무사 수험생의 삶이 끝나자마자 나는 그뒤로 기한없이 이어질 백수기간을 어떻게 보낼까 궁리했다. 답을 얻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도서관_새 도서관 .


우리 동네에는 지난해 12월말에 새로 생긴 번듯하고 스마트한 도서관이 있다.

원래 있던 구도서관은 오래되었기 때문에 수 년전 리모델링을 대대적으로 했음에도 이용객이 그리 많지 않은듯했다. 간호조무사 시험준비기간 동안 나는 거의 매 주말마다 도서관에서 일주일간의 밀린 학습범위를 복습하는 루틴을 실행했다.

처음에는 구도서관에서, 그러다 연말에 새 도서관이 문을 연 뒤로는 반짝반짝 빛이 나는 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루틴을 이어갔다. 새 도서관은 무척 쾌적하고 학구열을 저절로 발화시키는 듯 했다.


집에서도 그리 멀지 않아서 걸어가도 10~15분이면 충분한 거리였다.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고, 일석이조!


나는 그동안의 새도서관의 효용성에서 만족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시험후 취업준비기간을 새 도서관에서 보내기로 결심했다.


새 도서관에는 엘리베이터와 계단 외에도 실내공간을 에둘러 걸어올라 갈 수 있는 이런 경사로도 있다.
심지어 화장실에는 꽃 장식도!!


취준생의 하루 일과 .


결심한 날부터 나는 곧바로 가방에 노트북과 간식거리를 챙겨 메고 도서관으로 출퇴근을 시작했다.

도서관이 문여는 시간인 오전 9시에 맞춰 도착한다.

좀 일찍 도착하여 주변을 몇 바퀴 돌면서 걷기운동을 한다.

그리고 문이 열리면 원하는 열람석에 자리를 잡는다.


그렇게 온종일 도서관 열람석에 앉아 나만의 일과를 보내다 오후 3~4시경 짐을 싸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다보니 운동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되었다.


예전, 지나간 30여년 동안 나는 수영을 꾸준히 해왔으나, 코로나 이후로 3년정도를 쉬었다가 다시 시작했을때는 본격적인 취업 등의 일이 이어지면서 새벽수영을 이어가기가 어려워졌다.

몸이 떠나자 마음에서도 멀어져갔다.


그런데, 지난해 6월부터 간호조무사학원에 다니면서 4~5킬로그램정도 체중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 다시 수영을 시작했다.



수영 .


수영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는 남편은 진작부터 나에게 다시 수영을 시작하라고 권유했다.

그러나 나는 어느덧 수영과 멀어진 마음을 스스로 되돌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핑계처럼 들릴지라도, 원래 다니던 수영장에서 새벽 자유수영을 할 수는 있으나, 레인이 달랑 하나뿐이라는 점때문이었다.

다른 레인들은 모두 강습으로 채워지고, 자유수영을 하려는 사람들은 모두 하나의 레인에 바글바글 모여서 이리저리 부대끼는 것이다. 마치 목욕탕....

이 사실은 직접 한번 가봤기 때문에 아는 것이다.


진작에도 나는 마음잡고 다시 새벽 수영을 해보려 했었다.

그러나 그 수영장의 운영방침이 왜 바뀐 것인지 너무나 황당했다.

자유수영을 하려는 사람은 많은데 비해, 허용된 레인은 딱 하나 뿐이라 너무나 복닥거리는 상황이었다.

특히 우리 동네는 고령자가 많은데, 새벽잠 없으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죄다 수영장으로 몰려와서는 자유수영이나 걷기레인을 이용하신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그 어르신들의 자유수영 속도가 대단히 매우 느리다는 것, 그래서 각기 다른 속도로 수영을 하는 사람들이 하나의 레인에 몰려들어 제각각 허우적대는 탓에.....도저히 내 속도로 편안하게 수영을 즐길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그날, 딱 한번 가본 뒤로 나는 그 수영장에 발길을 끊었다.

그러고나자 수영에 대한 애착도 흥미도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옆 동네 수영장 .


우리 동네 말고, 옆동네에도 수영장이 수년 전에 새로 생겼고 그곳은 비교적 신축시설이며 자유수영만으로 채워진 시간대도 있다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었다.

물론 그곳에도 이미 여러 번 다녔던 적이 있다.


며칠 전 불현듯, 나는 다시 그 옆동네 수영장을 떠올렸다.

운동을 좀더 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해지니 이리저리 찾아보게 된 것이다.


프로그램시간을 다시 확인해 보니, 취준생으로서의 나의 일과에도 딱 적합한 시간대가 있는 것이 아닌가!!!!

더구나, 그 수영장은 그 동네 행정복지센터와 도서관과 함께 모여있는 시설이었다.


옆동네 수영장의 자유수영시간표

매일 세차례 수영장 전체 레인에서 자유수영시간이 확보되어 있었다.

내가 수영도 하고 도서관에서의 일과도 무리없이 이어가려면, 이곳에서 아침 8시 자유수영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도서관에 자리를 잡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이토록 놀라운 장점을 발견한 나는 곧바로 오늘 아침 실행에 옮겼다.

오전 7시30분 즈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수영용품가방을 메고 수영장 프론트에서 일일입장권을 구입했다.

옆동네 수영장 입구에서


취준생의 새로운 일과 루틴 .


새로운 규칙: 오전8시부터 30분간 자유수영

8시부터 8시50분까지는 수영장 전체가 자유수영시간이기도 했지만, 그 시각에 자유수영을 하러 오는 사람(주로 중장년층)은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래서 내가 수영한 두개의 중급 레인에도 3~4명 정도씩만 여유있게 들어와서 서로 부대끼지 않으며 편안하고 여유로운 심정으로 운동을 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마음껏 물결의 부드러움과 감흥을 느꼈다.

그럼에도 오랜만의 수영은 엄청 힘들다.


대체로 내가 느린 속도로 30분동안 쉬지 않고 레인을 돌면 20바퀴 정도가 가능한데, 오늘은 너무나 숨이 차고 힘들게 느껴져서 10바퀴 정도밖에 돌지 못했다. 게다가, 양팔뚝에도 근육뭉침현상이 나타났다.


수영을 끝내고 나왔을 때는 아직 9시도 되지 않은 시각이어서 바로 옆건물의 도서관에도 1등으로 입장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이 자리에서 취준생의 하루일과를 쓴다.


오늘, 취준생의 새로운 주중 루틴이 생겼다.


옆동네 수영장에서 아침 수영을 주3회 후 바로 옆 도서관이용


수영을 하지 않는 날에는 우리동네 새도서관 이용.


오늘의 도서관


취업성공, 혹은 좌절 .


솔직히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은 지난 주말에 취업에 성공했었다.

취업준비에 돌입하면서 나는 거의 매일 한두 군데 이상 이력서를 날리고 있다.

간호조무사 혹은 사회복지사.

둘중 아무거나 걸려라 하는 심정으로.

허나, 그동안 무수하게 날린 이력서들은 아무런 소식도 회송하지 못했다.


그러던 지난주_어느 날, 아침 무심코 어느 요양원 사회복지사 구인 공고를 보자마자 자동반사적으로 이력서를 송신했다. 그리고 9시 시간에 맞춰 도서관에 자리잡고 앉은지 얼마 안되었을 때 바로 그곳에서 연락이 왔다.

면접을 보자는 것이었다.

몇 시간 뒤 면접을 보았고 다음날, 나는 바로 채용되었다.


너무 갑작스럽고 쉽게 채용이 되어서 얼떨떨하면서도 작은 희망을 품었다.

그게 금요일이었고 이번주 월요일에 출근했다.

그러나 그날로 근무를 종료하고 돌아왔다.

결론적으로 초보 신입 사회복지사로서 내가 혼자 부담하기에는 벅찬 업무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뜻밖에 무심코 내밀었던 사회복지사지원 이력서의 회신에만 들떠 있었을 뿐 정작 내가 그 일을 잘 해낼 능력을 갖추었는지 되짚어 보는 일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현장에서는 바로 실제 업무에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했는데, 나는 나이만 먹었을 뿐 경력도 없는 쌩 초짜가 아닌가....그리하여 나는 어렵게 취업된 사회복지사의 자리를 다시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 나는 이 사실을 부끄러움과 민망함을 무릅쓰고 실토한다.


그럼에도 나는 희망의 끈을 잡고 있다.

간호조무사 자격증은 15일에나 나올 것이고, 아직은 기약이 없으나 곧 다시 반가운 소식이 날아오리라는 희망.

그래서 나는 오늘도 취준생의 하루를 시작하고 이어간다.

참고로 주말은 취준생도 푹 쉽니다.



덧붙임_또 하나의 루틴 .


하루만에 취업을 접은 뒤로 나는 눈에 불을 켜고 엑셀과정을 독파중이다.

하루만에 취업성공과 좌절을 맛본 날부터 나는 유투브를 뒤져 엑셀 무료강좌를 탐색했다.

나는 사실 엑셀 강좌를 여러번 들었던 경험이 있다.

심지어 ITQ한글수업을 듣고 시험도 치렀으나 파워포인트까지는 알아먹고 활용할 만한데, 엑셀은 도무지 감을 잡지 못했었다.

이번 계기로 새로운 결심을 추가했다.


취업준비기간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모르겠으나 그 시간동안 매일 도서관에서 엑셀을 마스터하겠다!


우연히 찾아낸 엑셀 무료강좌가 있다.

총 100강인데 매수업 20여분 남짓이다.

아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시작할 수 있게 쉽게 잘 가르친다.

오늘까지 나는 18강을 들었다. 귀에 쏙쏙 들어온다!!


가능하면 100강까지 도전해 볼 생각이고 시간날 때마다 반복해서 들여다 볼 생각이다.

앞으로 사회복지사로 다시 취업이 가능할지 어떨지 모르겠으나 그날의 아쉬움을 가슴에 새기고 한 걸음씩 나아가 보기로 했다.

엑셀이 알고보니 무척 유용한 기능이 많다는 사실을 하루하루 새로 알게 된다.

마치 생전 처음 접하는 것처럼...-.-


강좌와 내 엑셀을 열어놓고 따라하면서 익힌다.


강좌 바로가기는 요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