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장수

_잘못을 저지르고 자취를 감춘 사람

by somehow

옛날 어느 마을에 달구라는 노총각이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지난달에는 배나무 골 박씨네를 도와주었다며?!”

“아, 글쎄 먼젓번에는 우리 집에 와서 하루 종일 농사일을 거들었잖아? 내가 허리를 다쳐 꼼짝 못 하고 누웠는데 말이여!”

“참말로 고마운 총각이여!”

마을 사람들은 노총각 달구를 침이 마르게 칭찬했습니다.

그런데 그 마을에는 안 좋은 일이 가끔 일어났습니다.

집집마다 곳간의 쌀가마니나 귀중품들을 도둑맞곤 했던 것입니다.

“아직도 범인을 못 잡았다지?”

“허참, 달구 같이 훌륭한 총각은 사람들을 가족처럼 돕기도 하는데, 대체 어떤 못된 놈이 도둑질을 하는 거야?”

이렇게 사람들은 도둑 때문에 골치를 앓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늦은 시각에 강 부잣집의 담장을 넘는 그림자가 있었습니다.

마침, 이웃 잔칫집에서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하던 팽 서방이 길섶에서 오줌을 누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거기 웬 놈이야~!?"


다음 날, 달구네 집 앞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야단이 났습니다.

“이것 보라니까! 아예 밤을 틈타 도망을 쳤어! 내 두 눈으로 담을 넘는 걸 똑똑히 봤다니까?!!”

팽 서방이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아니, 그 착한 총각이 실은 못된 도둑이었다는 말이여!?”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더니...쯔쯧"

“허 참…참한 색시도 소개해 주려 했는데…달구 녀석이 앵두장수가 돼버렸으니!”

배나무 골에 사는 박씨도 소문을 듣고 달려와 혀를 찼습니다.



‘앵두장수’란
‘잘못을 저지르고 자취를 감춘 사람’을 뜻하는
재미있는 우리말입니다.




-201409 다시 읽기* 한글은 힘이 세다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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