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사라지는 순간, 존재는 그리움이 된다
생텍쥐페리
『 어린 왕자 』 중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사람들은 정원 한 곳에서 오천 송이의 장미꽃을 기르지만,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해. 하지만 그들이 찾는 건 꽃 한 송이, 혹은 물 한 모금일지도 몰라.”
“그런데 눈으로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어. 마음으로 찾아야 해.”
사막이 물들어 갈 때,
뒷모습이 속삭인다.
작은 어깨와 낮은 귀,
침묵이 그리는 그림자.
꽃 한 송이를 위해
온 우주를 건너온 자와,
길들여진 뒤에야
비로소 눈물 흘리는 이.
그들은 안다 —
아름다운 건 눈에 보이지 않고,
우물은 늘
가장 깊은 상처 뒤에 숨어 있다는 것을.
그들은 본다 —
장미의 심장을 닮은 사막이
조용히 숨을 틔우는 순간을 기다리며.
노을은 사막의 우물을 붉게 물들인다.
불타는 하늘 아래,
우물도 장미도 그 빛에 잠긴다.
비로소
빛이 스러진 자리에서
우물꽃이 피어난다.
그건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지만,
그리움은 노을빛에서 피어난다.
나는 노을 앞에 앉아
심연에 맺힌 한 문장을 쓴다.
빛이 나를 데려온 길,
그 길의 끝에서 —
다시 붉게 멍든다.
그 멍듦이 곧 사랑임을 알기에 …
사막은 나에게 ‘그리움의 표면’이며,
그 안에 감춰진 우물은 기억의 심연이다.
이 그림은 심연을 향해 고개 숙이는 순간의 이야기다.
노을빛은 멍듦의 잔향이다.
문장이 이제 붉게 사그라지며 ‘우물꽃’으로 피어난다.
꽃은 보이지 않지만,
향은 오래 남는다 —
멍듦이 사랑으로 변하는 순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