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을 거 같지만 어딘가 있을 그런 마음
오랜만에 여기 글을 쓴다. 떠오르는 것은 아무 거나 써보라고, 앞에 썼던 문장 고칠 생각도, 문법이나 맞춤법 따위 고민도 말고. 주제 의식 같은 것도 말고. 그냥 딱 10분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을 쭉,, 쉬지 않고 적어보라고.
지난주에 내가 내준 과제를 오늘 아침 내가 하고 있네. 근데 여긴 누가 볼테지만 그래도 뭐 괜찮다. 어제 밥 먹다가 노래를 들었는데 밤새 그 생각을 했다. 그 노래는 < 문제 없어요>라는 제목이 붙었다. 뭐가 문제 없을까?
당신이 담배를 피운다면 나는 사랑의 맞담배를 피워주지, 이혼녀라고 해도 좋아, 가진 게 에이즈뿐이라도 좋아, 당신이 원하면 담배도 끊고, 그 좋아하는 락앤롤도 끊겠다고. 15번 버스를 타고 특수용접학원에도 가고, 대입 학원에도 다시 다니겠다고 말하는, 그게 나의 마음이라고 말하는 투박한 목소리.
어디에도 없을 거 같아서 너무 비현실적이라서 조금 웃음이 났다가, 또 어딘가 있을 마음이란 생각에 저런 사랑을 받은 여자는 어떤 마음이려나 부러움이 밀려왔다가, 나는 저런 사랑을 줄 수 있나 그런 생각들을 하다가
갑자기
너가 원하면 내가 그렇게 좋아하던 것들도 버리고, 하기 싫었던 일들도 기꺼이, 즐겁게 할 수 있는 그 마음이 너무 크고 애틋해서 무섭기도 했다가,
마침내는
내 좋아하는 사람이 저 모든 상황이라면 어떨까 생각하니
다 괜찮아, 문제 없어.. 라고 말하는 마음이 절실하게 와 닿아서 눈물이 나고 말아버렸다. 나는 나니까, 그냥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줘 라는 사람이 아니라, 니가 원한다면 바꿔볼게, 그래도 그게 더 좋고 행복할 거야. 쿨함이나 도도함이나 자존심 따위는 생각할 틈도 없이 그냥 마냥 좋은 그 마음.
비현실적이어서 어디에도 없을 것 같아 피식 웃음이 났었는데, 또 어딘가 있다고, 나도 저런 마음이고 싶다고 생각하니 밤새 눈물겨운 아침이었다. 진짜 의식의 흐름대로 쓰면 이런건가. 했던 말 하고 또 하고.
아,
이것 또한 문제 없어, 라고
내가 글을 이 따위로 쓴대도 문제 없어, 라고.
10분간 마구 떠오르는 대로 쓰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