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산책 후 뜬금없이(?) 다이어트 결심!
퇴근이 늦어졌다.
요가 수업은 이미 시작했을 거고, 중간에 들어가는 건 내키지 않는다. 그래서 가다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동네 공원으로 향했다. 여름밤의 공원은 그래도 된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는 유혹이 있다. 잔나비의 아름다운 노래 <밤의 공원>을 들으면서 여름밤과 공원은 거부할 수 없는 조합임을 다시금 확인한다.
난 사랑을 알아요
어둠 속에 피는
격정을 아는 불빛!
또 내일은 해가 뜬대도
영원할 거예요! 아름다워요
이 부분을 부를 때 최정훈씨가 유난히 좋다.
저 표정과 몸짓ㅡ
자연스레 불끈 쥐는 주먹도.
(저렇게 부르니까 진짜 영원할 것만 같잖아)
이런 밤에 어울리는 노래가 있어 더 좋다.
5월의 마지막 밤,
이제 곧 여름이려니 생각하니 능소화가 가득할 공원이 그려졌다. 그렇지만 지금은 눈 앞의 데이지가 예쁘다. 산책을 나온 강아지의 반쯤 내민 혀와 헐떡이는 숨소리가 귀엽고, 벤치 구석구석을 점령한 연인들은 아름답고ㅡ
문득 올려다본 하늘엔 달을 품은 구름이 이글거려, 모든 것이 좋은 밤이었다.
이런 아름다운 밤에
달을 보던
나는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이유 같은 건 원래 비밀이다
그냥 오늘 밤이 좋아서, 로 해두지
(이 결심을 크래커를 먹으며 했단 건 안비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