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바다, 소원, 즐거움이 남은 자리
제주도 바닷가엔 바람이 많이 불었다.
하얀 모래가 바다를 더욱 파랗게 만들어주는 아름다운협재 해변.
친구, 연인, 가족들이 사진을 남기고, 해가 지는 순간을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바다 위로 해가 사라지는 순간을 기다리며, 해변을 걷는다.
아침까지만 해도 물이 있었던 곳이라, 파도의 흔적이 남아 있다. 모래 줄무늬인데, 파도가 칠 때 모래를 데려왔다가 빠지면서 살포시 놓고 가서 만들어졌다. 바람과 햇빛이 강하게 불면 줄무늬가 그대로 굳어진다고 한다. 이건 파도, 모래, 바람, 햇빛의 흔적이다. 그 위를 걷고 있으면 파도 위를 걷는 기분이었는데, 다시 생각하니 파도, 바람, 햇빛 위를 걸었다.
해변에 해초가 마치 치솟은 레게 머리처럼 놓여 있었다. 남편에게 드래곤 볼 캐릭터를 해초 머리에 이어서 그려보라고 재촉한다. 오! 너무 똑같다!
해변은 해초를 보여주며, 지금은 모래투성이지만, 바다라고 알려주는 것 같다.
파도가 닿지 않는 곳에 사람들이 쌓은 돌탑이 가득하다.
사진에 담아보려고 해도 잘 담기지 않는 수많은 돌들.
차곡차곡 높게 쌓은 돌들.
누군가의 소원이 돌 하나하나에 간절히 담겨있다.
제주도의 강한 바람도 소원을 무너뜨리지 못한다.
우리는 즐거운 시간을 모래 위 발자국으로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