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아빠와 나

자신을 잘 돌보는 건 배워야 돼!

내 건강은 내가 챙기자!

by 때때로

건강검진을 원래 미루고 미루다 12월에 받는 편인데, 이번에는 퇴사를 앞두고 있어

평소보다 일찍 7월에 받았다. (건강검진을 받으면 공가로 처리되어 참 좋다!)


여름에 검진을 받으면 혈압은 좀 낮게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했다.

겨울에는 추워서 혈압이 높게 나올 수 있다고들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웬걸!!!!!!!

이거 맞는 수치인가? 최고 수치가 너무 높게 나왔다.


재고 또 재고 다시 쟀다. 또다시 쟀다.


이렇게 높게 나온 적은 처음이라, 이번에만 이렇게 나온 거라 믿고 싶다.

최근 퇴사를 앞두고 계속 무리하게 야근을 했고,

괜히 전날에 마라탕을 먹어서 그런 것 같다.

올해 올해 6-7개월 간 야간업무도 많고 식사를 늦게 해서 그런 것 같다.

앗. 맞다. 당일에 비가 미친 듯이 쏟아졌는데, 내가 운전하면서 오면서 긴장해서 혈압이 올라갔나 보다.

계속 계속 그 혈압에 맞는 이유를 찾아 자꾸 소설을 쓴다.


지난주에 검사하고 오늘 검진결과를 휴대폰으로 받았는데,

간수치도 안 좋게 나왔다. 이런 적은 나 처음이야!!

나 술도 거의 안 마시는데, 비만이 문제인가....

이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이런 걱정을 하고 있자니, 아빠가 생각난다.


우리 아빠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농사도 짓고, 자전거도 타고 다니시고, 정정하시다.

가족들 중 제일 날씬하고 건강하다. 내가 그를 뒤이을 자였으나, 성인시기부터 엄마의 길을 따르기 시작했다. 아빠 체질인 줄 알았는데, 엄마 체질이다.


아빠는 내가 기억할 때부터 몸이 조금 안 좋으면 병원이나 약국부터 가셨다.

의약분업이 있기 전, 약국에서 진단과 처방을 해 줄 때 아빠는 약국 가서 증상을 말하기 일쑤였다.

감기 기운이 조금이라도 있거나, 귀가 조금이라도 답답하거나 잘 안 들리는 것 같거나, 근육이 뭉친 것 같으면

약국이나 병원으로 가서 진료를 받고 약을 받아오시곤 했었다.


TV에서 좋다고 하는 운동들도 아빠는 유심히 보고, 맨손체조를 따라 하거나

누워서 흐느적흐느적 거리는 올챙이 같은 운동을 따라 했다.

몸에 안 좋다고 하는 것들을 피하고,

방송에서 좋다고 하는 음식이나 채소들은 구해서 갈아먹고 끓여 먹고, 열심히 자신을 돌봤다.


그래서???

우리 아빠는 건강하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할 때 아빠 건강이 우려되는 게 있었으나, 검사결과 특이사항이 없다고 한다.

휴.... 우 다행이다. )


반면, 엄마는 아파도 참고, 또 참고 병원과 약국을 잘 안 간다.

그리고 먹고 싶은 것은 몸에 안 좋아도 다 드신다.

가난해서 지독하게도 자주 먹은 수제비와 국수를 엄마는 질리지도 않는다며 계속 드신다.

아이스크림과 꽈배기를 좋아하고, 오랜기간 앓고 있는 당뇨가 더 심해지지 않는 것이 다행이다.


결국 이래저래 큰 병과 작은 병이 많고, 아빠보다 7살이나 젊은데도, 아픈 곳과 불편한 곳이 참 많다.

아빠가 엄마의 아픈 곳들을 마사지해 주고, 돌봐주는데,

예전엔 그렇게 자기 좋은 것만 챙겨 먹는 것 같던 아빠가 오히려 참 고맙고 멋지다.

나는 아빠처럼, 건강하게 노년을 보내고 싶다.

하고 싶은 거하고, 자전거 타고, 보고 싶은 것 내 발로 걸어서 보고.

지금 우리 아빠처럼.


그래 나도 좀 뛰어보자! 나를 보살피자! 나중에 후회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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