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부터 기다렸다

by 때때로

결국 기다리면 온다. 꽃이 활짝 핀다.

중학생인 큰 아이가 벚꽃을 보러 가자고 한다. 함께 가자고 하는 그 말이 너무 고맙다.

늦은 저녁 하늘이 푸르스름할 즈음, 온 가족이 벚꽃을 찾아 나섰다.

산책로에서 봤던 그 길가.


산책로에서 내려와 천천히 내려가다 보니, 길가에 조명을 받은 새하얀 벚꽃이 가득하다.

밤에는 검푸른 하늘과 조명에 빛나는 벚꽃이 대비되어 아름답다.



지금 읽고 있는 책 <그해 푸른 벚나무>에서 100년 가까이 산 산벚나무는 꽃을 피우기 위해 여름부터 준비를 한다고 했다. 3월부터 부지런히 움트기 위해 노력하는 줄 알았는데, 여름부터 꽃눈을 만들어 빛을 가득 모으고, 추위를 견뎌낸다고 했다. 나의 기다림은 벚나무의 오랜 기다림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결국 피어나길 소망하고 기다리면 이렇게 아름답게 피어나는구나.


고개를 들어 하늘 가득한 벚꽃을 보고 있으면, 꽃잎 깊은 곳이 별모양이다.

밤하늘에 꽃별이 쏟아진다.


꽃이 며칠 후면 질 것을 생각하니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다.

꽃을 기다릴 땐 언제 오나 조급하다가, 꽃을 보고 나면 사라질 것을 아쉬워한다.

한시도 그 순간에 머물러있지 못한다.

가족들과 이어폰을 하나씩 나눠 끼고 함께 봄의 노래를 듣는다.


봄 봄 봄 봄이 왔네요

... 그대여 나와 함께 해주오. 이 봄이 가기 전에

(로이킴의 봄봄봄)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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