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사람들

by 때때로

봄의 사람들은 좀 따스하고 재미있다. 나는 자연을 바라보듯, 흥미로운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본다.

내가 자주 걷는 산책로 데크길은 이미 터를 잡은 나무들을 피해 만들었다. 한 아저씨가 걷다가 만난 소나무를 꼭 끌어안았다. 사랑하는 연인을 만난 듯, 온몸과 얼굴을 나무에 바짝 붙이고 안아주었다. 아저씨는 나무에게 무슨 말을 해주었을까? 다른 나무들보다 몸통이 조금 작은 소나무가 무럭무럭 건강하게 잘 자라라고 말해주었을 것이다.


봄이 되어 초록색이 조금씩 나무들에서 올라오는데, 한 나무는 이미 연둣빛으로 가득 채웠다. 저 혼자 봄의 한가운데를 지나가고 있다. 한 할아버지가 나무를 한참 바라보시더니 지팡이로 나무를 끌어당기신다. 혹시 나 무를 꺾으시려는 건가 하고 도끼눈을 뜨고 바라봤다. 할아버지는 지팡에 끌려 온 나뭇잎을 만져보시고 이리저리 살펴보신다. 홀로 유난히 질주하고 있는 그 식물이 궁금하셨나 보다.



아직은 잎눈만 틔우고 잎이 나지 않은 나무들이 가득인데 한 나무가 눈부시다. 선명한 초록색 잎이 눈길을 끌었다. 저 잎은 홀로 저렇게 밝은 색으로 자랐는지 궁금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누군가 플라스틱 잎을 진짜처럼 나무에 걸어두었다. 이 귀여운 장난을 한 사람은 봄이 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랬나 보다.


이제 산책로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산책로 입구에서 덩치 큰 어른과 작은 강아지가 서 있다. 주인이 산책로로 진입하려고 하니, 말티즈가 작은 발로 버티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강아지는 주인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은지, 꼬리를 살랑살랑 거리며 버티고 있는데, 지나가는 나마저도 빠져들만한 사랑스러움이다. 주인 역시 강아지의 애교를 당해내지 못하고 길을 돌렸는데, 강아지는 신나게 다른 길로 달려간다.

힘만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이 강아지를 닮은 봄인 것 같다. 그저 당할 수밖에 없는 사랑스러운 봄.


봄의 사람들은 사랑에 빠져있다. 안고, 바라보고, 만지고, 속절없이 지게된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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