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더 기다리자

by 때때로

SNS가 온통 꽃으로 물들었다. 목련이 탐스럽게 피었다가 떨어지고, 홍매화가 사찰과 궁을 가득 채웠다. 벚꽃이 활짝 피어 온 화면을 가득 메웠다. 온통 사랑스러운 분홍빛, 맑은 하얀빛이다. 눈을 비비고 우리 집 주변을 열심히 둘러보아도 그런 풍경을 보기는 힘들다. 아직 이곳의 꽃들은 때가 이르지 않았나 보다. 각자의 때와 시간이 있건만, 나는 왜 그리도 조급하기만 할까. 활짝 피어난 그 모습을 놓칠까 봐. 만발한 꽃을 마주하지 못한 채 봄이 지나갈까 조바심만 난다.



산책로의 입구에 핀 짙은 분홍빛 진달래는 봄날을 알려주었다. 진달래가 이곳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며칠 뒤 산은 진달래로 물들어 알록달록 화사해졌다. 있는 줄도 몰랐던 진달래가 꽃다발처럼 옹기종기 곳곳에 피어난 모습을 보니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다. 진달래는 무슨 성격이 그리 급한지 잎이 나기도 전에 맑고 연한 꽃을 먼저 내었다.

같은 산에 피어나는 진달래조차 자라는 위치에 따라 꽃이 피어나는 시간이 제각각인 것을 알면서도 나는 그리 조급해한다. 꽃은 꽃의 시간들을 다 채운 후에야 나타날 것을 알면서도 그렇다.


산책로 아래 동네 산책길에 벚꽃나무가 즐비하게 서 있다. 아직 꽃잎을 틔우지 못하고 있지만, 며칠 뒤면 그 길을 꽃으로 채울 것이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조금만 더 기다리자.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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