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계속 쓰는 중
아빠는 옛날부터 뭔가를 자꾸 썼다. 가게를 할 때는 장부를 열심히 썼고, 몇 년 전에는 따로 장부를 가지고 오시더니, 로또 번호를 계속 적으시며 분석을 했다. 열심히 분석한 거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었지만, 누구나 다 그런 꿈하나는 있지 않는가? 이렇게 열심히 분석하시는 분은 많지 않지만 말이다.
나도 열심히 끄적인다.
올해는 다이어리를 4개를 사용했는데, 하나는 일상을 기록하는 스타벅스 다이어리, 업무용 다이어리, 인스타그램 책 후기를 열심히 올리게 되면서, 서평일정과 피드일정을 기록하는 책발전소 다이어리, 올해 초 눈이 뒤집혀서 산 리훈 5년 다이어리.
다이어리뿐인가? 책을 감명 깊게 읽고 나서도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책후기를 남기는 인스타그램,
그리고 이 브런치까지, 아, 또 있다.! 감명 깊은 문구를 기록하는 노트와 최근에 시작한 모닝페이지까지.
참 다양하다.
4개의 다이어리는 2월까지는 성실하게 거의 모든 것들을 잘 기록하고 있었다.
스스로 감탄하고 칭찬할 만했다. 균열은 이사를 준비하게 되면서부터 나타났다.
안정적인 생활패턴이 깨지고, 인테리어 일정으로 인해 1주일 정도 에어비앤비에서 생활하게 되고
이사한 다음에는 먼 출퇴근으로 개인시간 확보가 어렵게 되니 기록이 와장창창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사한 곳이 대중교통이 생기기 전이라, 대중교통을 타려면 한참을 이동해야 했고,
출퇴근만 2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자차를 이용하기로 했는데, 차를 이용하더라도 늦게 출발하면 많이 밀려서
6시에 출발해 7시에는 도착해야 했고, 근무시작은 8시에나 가능해서 1시간의 공백이 생겼다.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있던 터라, 너무 피곤했다.
그래서 처음엔 엎드려서 잤기도 하고 휴대폰을 하기도 했는데, 그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아까운 마음에 그 소중한 시간에 다이어리를 쓰고, 브런치 초안도 쓰기도했다.
다이어리를 쓰면서 생각하게 됐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지나고 생각하면, 그 시간들 너무 힘들었지만,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퇴사를 용기 낼 수 있었다.
다이어리에 썼다.
하고 싶은 것.
책 읽기, 글쓰기, 그림 그리기. + 우쿨렐레
도전해보고 싶다. 새로운 삶. 작가의 삶.
쓴다는 것, 읽는다는 것은 참 위험한 것일지 모르겠다.
뭔가를 자꾸 하게 만드니까.
참, 올해 다양하게 여러기록을 남겨보면서 느꼈다. 다이어리는 1개면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