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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won Mar 31. 2023

'D2C가 비즈니스를 구원한다'고요?

1. 불과 2~3년 전만 해도, 소비자와 다이렉트로 연결되는 D2C 채널(Direct to Consumer)을 잘 구축하면 게임이 끝날 것처럼 말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


2.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많은 사람들이 리스펙하는 ‘나이키’가 있었고, 나이키가 빅테크 기업인 ‘아마존’과 이별하고, 수십 년을 함께 해온 홀세일 리테일러들과도 거리를 둔다고 했을 때 꽤나 충격적이었는데..


3. 최근 들어 나이키의 D2C 행보는 다시 리테일 업자들과 손을 잡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고객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건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고,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가 줄어들지는 않겠으나, 비즈니스라는 게 단순히 D2C 채널을 잘 구축한다고 게임이 끝나는 그런 쉬운 게임이 아니었음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셈.


4. 좀 더 면밀히 생각해보면, D2C 채널을 구축하는 건 브랜드를 애정하는 충성 고객들과 연결되는 데 있어 아주 유용한 접근법이지만, 너무 D2C에만 의존할 경우 사업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확장성'이 줄어들 수 여지가 있다.


5. 한 회사가 D2C채널을 아무리 열심히 구축한다고 해도, 세상 모든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아니라면, D2C로 연결되는 고객보다 그렇지 않은 고객이 언제나 더 많을 수밖에 없으니까.


6. 특히 고객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이 문제는 굉장히 심플할 수 있다. 내가 자주 활동하는 플랫폼이 있으면, 그 플랫폼에서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것이 훨씬 더 편리한 경험일 수 있기 때문이다.


7. 따라서 과도한 D2C only 전략은,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줄이는 악수가 될 수 있고, D2C 채널 구축에만 몰빵하면 제품이 넘치는 시대에 고객과의 접점이 줄어들어 그 존재감이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다. 그리고 이를 보완하려면 막대한 마케팅 비를 쏟아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질 수도 있고.


8. 따라서 D2C는 굉장히 매력적인 접근법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로지 D2C만으로는 사업을 한다는 건 무리수가 될 수 있고, D2C만으로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에도 여러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D2C 채널을 잘 구축하면서도 동시에 플랫폼이나 파트너십 또한 적절히 활용하는 단계로 비즈니스가 접어들고 있는 셈. 나이키는 이를 간파하고 비교적 발 빠르게 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9.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도 ‘D2C가 비즈니스를 구원한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철 지난 이야기일 수 있고, D2C로 비즈니스를 안 해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일 수 있다.


10. 고객과 다이렉트로 연결되는 D2C 채널을 잘 구축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지만,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그보다 더 중요한 건 1) 고객이 존재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존재하되, 2) D2C를 통해서는 더 특별한 경험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객에게 어필하는 것일 수 있으니까.


11. 어떻게 보면, 고객이 존재하는 곳에서 고객과 바로 연결될 수 있는 게 ‘궁극적인 D2C’일 수도 있고.


12. 이처럼 기존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는 새로운 접근법이나 방법이 나오면, 그게 순간적으로는 세상을 바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런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13. 아마존Go 또한 등장 당시에는 꽤나 센세이션했는데.. 사실상 실패를 인정하고 접는 분위기라고.


14. 그렇다면 요즘 광풍처럼 불고 있는 AI는 어떨까? 지금이야 새롭고 놀랍지만, 그게 익숙해졌을 때도 과연 지금과 같은 분위기일까?


15. 물론 AI가 가진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서 조금 다를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그렇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그렇게 게임이 심플하게 끝날 것 같진 않다는 생각도 든다.


16. 얼리 어답터들이 아무리 큰 소리를 쳐도, 결국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걸 수용하고 받아들여야만 혁신은 완성되니까.


17. 따라서 사업자 입장에서는, 얼리 어답터의 열광에 너무 현혹되지 않고 좀 더 고객의 관점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들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게 아닐까?


18. 궁극적으로 세상이 바뀌는 순간은 기술이나 멋진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진 순간이 아니라, 그걸 다수의 사람들이 수용할 때이니까. 그렇기에 사업자는 잠깐의 열광에 현혹되는 것이 아니라, 다소 지루하더라도 끊임없이 프로세스를 개선하며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게 아닐까? 나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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