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mewon May 23. 2024

에스파의 슈퍼노바를 보면서 뭔가 강력함을 느꼈다고 한다

슈퍼노바와 슈퍼 스토리

1. 에스파의 이번 신곡 <슈퍼노바>를 보자마자, ‘뭔가 굉장히 강력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2. 아는 사람들은 알지만, 그게 아이돌이든, 다른 무엇이든, 개인적으로 지나치게 컨셉을 잡는 걸 선호하지 않는 편이라, 이전의 에스파가 광야 광야를 외칠 때는 다소 어색한 느낌을 받았는데,


3. 이번 <슈퍼노바>는 그보다 더한 컨셉임에도 뭔가 굉장히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왜인가를 혼자 생각해 봤는데, 뜻밖의 생각이 떠올랐다.


4. 이번 노래를 기획한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왠지 이번 노래는 “에스파 밟을 수 있죠?”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 같은 느낌이 들었달까? 쉽게 밟을 수 없는 강인함과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그룹이 에스파라는 것이 <슈퍼노바>를 통해 증명된 느낌적인 느낌쓰.


5. 생각해보면 당연히 카톡 메시지가 공개되기 훨씬 전부터 이번 노래와 컨셉이 결정되어 있었을 텐데, 뜻밖의 맥락이 더해지고, 멤버들 역시 더 강해지고 여유로워진 무대를 보여주면서 뭔가 새로운 시너지가 생겨나고 있는 형국.


6. 광야에서 공허하게 강인함을 외쳤을 땐 이들의 컨셉이 개인적으로는 잘 납득이 안 되었는데, “밟을 수 있죠?”라는 사회적 맥락이 생긴 후에 이들이 보여주는 강인함에선 심지어 유쾌함마저 느껴지더라.


7. 그러면서 최근 북클럽을 진행하면서 다시 읽고 있는 로버트 맥키의 <Story>의 내용이 떠올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 자신이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 바쁘고, 이를 전달했는데도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거나 못 알아들으면 답답해하고 한탄하는데,


8. 로버트 맥키의 주장에 따르면, 진정한 이야기꾼은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믿는 진실과 이에 대립하는 역-아이디어를 찾아서, 이 두 가지가 대립하는 구조를 설계해서 이야기를 전달한다고.


9. 그러면 이야기 간의 긴장감도 생기고 재미도 생겨서 원래의 아이디어가 더 매력적이고 깊이 있게 전달된다고. 즉, 자신이 믿는 아이디어를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와 그에 반대되는 아이디어를 동시에 발전시키고, 이들을 충돌시키면서 메시지를 더 깊이 있게 전달하는 과정이 곧 스토리인 셈.


10. 그래서 정말 매력적인 아이디어는 반대 의견을 만났을 때 더 강력해지는 법이고,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 역시도 빌런이 매력적일 때 탄생하는 법.


11. 관련해 언젠가 철학자 니체가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하는데, 이를 스토리적으로 재해석하면, 사려 깊은 반대 의견이 오히려 내 주장이나 아이디어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는 셈.


12. 따라서 영리한 창작자는,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주구장창 지루하고 장황하게 반복해서 설명하는 게 아니라, 내 주장의 빈틈과 허점을 찾아내고 찌르는 세련된 반대 의견을 그 누구보다 열심히 찾아다니는 사람인 동시에, 이 충돌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더욱 발전시키는 재미를 아는 사람일 수 있다.


13. 그런 의미에서 “밟을 수 있죠?"라는 질문은 왠지 앞으로 에스파를 더 강하게 만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럼에도 나는 트와이스파지만, 앞으로는 에스파도 아주 조금은 응원하고 싶어졌다리 (흐흐) 에스파 화이팅, 나 화이팅! 


썸원 레터 구독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50103


매거진의 이전글 창작자들은 테일러 스위프트에게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