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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won Oct 12. 2020

디즈니를 부활시킨 밥 아이거의 그릇

디즈니만이 하는 것, 그리고 사장의 그릇

1. 디즈니의 최전성기를 과거에서 ‘현재'로 바꾼, 그래서 아마도 디즈니의 역사가 계속된다면 최고의 CEO로 기록될 로버트 아이거가 쓴 <디즈니만이 하는 것(The ride of a lifetime)>은, 이나모리 가즈오가 쓴 <사장의 그릇>과 함께 읽으면 더 흥미로운 책입니다.


2. 이나모리 가즈오가 계속해서 강조하는 '사장의 그릇'에 가장 부합한 사람이 밥 아이거일 수 있기 때문인데요.



3. 밥 아이거는 방송사 말단 사원 시절부터 자신이 만난 많은 리더들의 장점은 흡수하되, 단점은 닮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했고, 품격과 인격을 갖춘, 그래서 상대방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평생을 노력했습니다.


4. 특히 밥 아이거는 재능과 실력은 뛰어나지만 성격이 괴팍해서 흔히 ‘또라이’로 불리는 전설적인 인물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마이클 아이즈너'나 '스티브 잡스'에게도 신뢰와 존중을 받는 사람이 되었고, 심지어 이들과의 협상이나 대화를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5. 어쩌면 밥 아이거는 은퇴를 하면서, 자신이 그런 품격과 인격을 갖추기 위해 얼마나 처절하게 노력했고, 얼마나 치열하게 자기 객관화를 했으며, 또 고민을 했는지, 그 여정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원래 제목이 <The ride of a lifetime>인 것 같기도 하고요.


6. 그래서인지 성장 서사의 측면에서 보면, 밥 아이거의 성장과 디즈니의 혁신은 어떤 면에서 굉장히 닮아 있습니다.


7. 밥 아이거는 자신이 만난 리더들의 장점은 계승하되, 그들이 가진 단점이나 한계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개선하거나 극복하려고 했고,


8. 그가 이끌었던 시대의 디즈니 또한 기존에 디즈니가 가진 유산은 계승하되, 자신이 정한 3가지 핵심 가치(콘텐츠 퀄리티 확보, 기술 도입, 글로벌)를 중심으로, 테마파크 운영회사나 애니메이션 회사나 TV 네트워크 회사가 아닌, '최고의 콘텐츠 회사로' 디즈니를 탈바꿈시켰습니다.


9. 특히 책 후반부에 펼쳐지는, 기존에 디즈니가 추구하는  콘텐츠 스타일에서 벗어나, 시대에 맞는 콘텐츠 퀄리티를 확보하기 위해 CEO 취임 후 밥 아이거가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0세기 폭스를 차례차례 인수하는 과정은,


10. 그리고 그 인수 과정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밥 아이거의 모습은, 쫄깃한 긴장감을 줄 뿐 아니라, 밥 아이거의 그릇이 얼마나 큰 지를 피부로 느끼게 만듭니다 (책이 철저히 밥 아이거의 입장에서 쓰였기 때문에, 상대방의 이야기도 들어봐야 하긴 합니다)


밥 아이거의 디즈니 부활 3대 전략


11. 물론 밥 아이거조차도 디즈니의 대표가 아니라, 다른 회사의 대표였다면, 아마도 이 회사들을 모두 인수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이 뛰어난 회사들을 다 담을 수 있었던 건 밥 아이거의 그릇이 컸을 뿐 아니라, 디즈니라는 그릇 또한 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으니까요.


12. 그런 의미에서, 밥 아이거는 자신이 가진 그릇으로 디즈니가 가진 그릇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 지를 전 세계에서 입증한 셈인데요. 이 지점에서 ‘회사의 운명은 사장의 그릇에 따라 좌우된다’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철학과도 연결이 되기도 합니다.


13. 물론 눈앞에 여러 문제가 펼쳐진 현실에서, 추상적이고 측정할 수 없는, 그래서 다분히 결과론적일 수밖에 없는 ‘그릇론’에만 집착할 수는 없습니다.


14. 하지만 지금 본인이 무엇을 품을 수 있는지, 본인이 품고자 하는 세상의 크기가 얼마나 큰 지를 한 번쯤은 생각해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요?


15. 아주 조금이라도 자신보다 큰 세상을 품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그 사람은 성장한 것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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