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시작하고 많은 사람들이 꿈이나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해 자주 물어보는데요. "아직 구체적인 목표나 비전이 없다"고 하면, 가능한 빨리 구체적이면서도 큰 꿈을 가지라는 조언을 종종 듣습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다만, 개인적으로는 꿈이 있다고 무조건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꿈이 없다고 다 실패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꿈이 있고, 크면 좋죠. 다만, 그건 각자가 자기의 삶에서 그렇게 하면 될 뿐,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요구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저는.
그리고 언젠가 언젠가 방송에서 유재석 씨가 한혜진 씨와 대화하며 "나는 꿈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요.
그 장면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쩌면 꿈보다는 '절실함'을 가지는 게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고요.
그렇게 꿈이 없다는 유재석 씨의 말을 들으면서, 저는 그가 무명 시절에 '자신에게 단 한 번만 기회를 주면 절대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겠다'고 말한 셀프 카메라의 장면이 떠올랐는데요.
"대한민국 탑 코미디언에 되겠다"는 거창한 목표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잃고 싶지 않다는 간절한 절실함을 가진 사람. 실제로 만난 적은 없으나, 어쩌면 유재석 씨는 그런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1등이 되겠다', '탑이 되겠다'는 목표는 그걸 이루고 나면 그 이후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지만, 절실함과 간절함을 가지고 살면 거창한 목표가 없어도 꾸준히 노력하면서 살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어쩌면 역설적이게도, 유재석 씨가 다른 MC들에 비해 롱런하는 이유는 구체적인 목표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다니엘 핑크가 쓴 ‘Drive(드라이브)'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그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오더라고요.
외부의 보상이나 외부의 목표를 기준으로 행동하는 것은 이미 구시대적일 수 있다고요. 외부적 요인이 아니라, 스스로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면서 무언가를 하는 사람이 사람들은 훨씬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고 말이죠.
어쩌면 목표라는 것도 무언가에 좀 더 몰입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거창하고 대단하고 위대한 목표는 없더라도, 하루하루 몰입하며 절실하게 살아가는 삶은 그렇게 초라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목표는 큰데 간절함이 없는 것이 더 초라한 일인지도 모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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