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쩌면 메타인지를 꽤 잘하고 있었는지도
최근에 아는 언니를 만났다.
언니가 전화로 사주+점성술을 봤다며 아주 기가 막히게 잘 맞았다고 얘기해 줬다.
평소 사주, 타로 이런 거에 재밌어하기에 나도 호기심에 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그렇게 점성술선생님과 일정을 조율하다 일요일로 날짜를 맞췄고
두둥
내 생애 첫 전화사주가 시작됐다!
크게 물어본 건 커리어와 연애, 결혼이었다! ^^
취준생이라면 당연히 커리어가 제일 궁금하지 않겠어요?
현재 직무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대로 갈까요 말까요?
제가 취업을 할 수 있긴 한가요?
저 진짜 돈 버나요? ㅠ 돈 벌어야 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이 일을 해도 괜찮을까요?
제가 이런 계정을 갖고 있는데 이런 활동까지 벌려봐도 괜찮을까요?
등등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그리고 역시 연애, 결혼도 물어봤다.
장기연애가 이별로 끝난 이후 이렇다 할 연애사항이 없었다.
진지하게 난 이대로 혼자 늙어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ㅠ
시기는 언제쯤인지
어떤 사람인지
어디서 만나는지
나이는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인생 전체를 통틀어 해주고 싶은 조언 역시 함께 물어보았다.
전화를 끊을 때쯤, 들었던 생각은
'나 생각보다 꽤나 메타인지를 잘하고 있었네'와
'위로가 됐다'였다.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타고나길 똘똘하고 지적호기심이 높고 정보, 지식을 잘 수집하고 다루며
일할 때 에너지가 높아지고 완벽주의와 실용주의를 추구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높고 말과 글에 특화되어 있으며 지루한 걸 싫어한다.
단점이라면 화를 참아서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사람을 잘 파악하지만 따지진 않는 성격이라고
ㄴㅇㄱ
예 맞습니다.
스스로 생각했던 성격의 장, 단점이고 성질머리였습니다.
아마 10대부터 20대까지 잘 안 풀렸을 거라고
20대까지 끌어온 건 스스로의 역량으로 지금까지 끌어온 것이라고.
(그건 아마 누구의 덕도 보기 힘들었다는 말이었을 테다.
부모덕도 형제덕도 집안 덕도 없이 돌이켜보면 혼자 스스로 찾아내고 개척했다)
다행인 건 3/30을 기점으로 온갖 흉살과 악재를 다 털어낼 것이라고
4월부터는 잘 될 일만 남았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의외로 직무전환에 대한 답변은 냉정했다.
직무전환을 안 하는 게 좋다! 는 말.
외려 기존에 하던 걸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힝 저는 그 업계에서 떠날 수 없는 운명인가요?
퇴사한 일에 대해서는 정말 잘한 일이라고 칭찬해 주셨다.
한 번은 끊어내야 했을 것이라고.
정말 작년 2월, 갑자기 '나 퇴사해야겠어'라고 불현듯 다짐했고 정말 퇴사했다.
대책 없이 퇴사한 것에 대해서는 후회하지만
퇴사 자체는 후회하지 않는다.
정말 그땐 이러다 내가 죽겠다 싶을 만큼 정신적으로 꽤나 고단했기 때문에
그리고 조심스레 간직하고 있는 꿈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예전부터 내 꿈은 글 써서 돈 벌기였다. 소박하다면 소박하고 거창하다면 거창한 꿈.
잠시 이리저리 봐주시던 선생님은 너무 추천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창작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반드시 창작을 함께해야 한다고.
돌이켜보면 살풀이하듯 토해내듯 썼던 그 모든 글들이 나를 여기까지 끌고 왔구나 싶다.
연애결혼은 다행히 상대방이 존재한다 했다 ^.^
난 정말 이대로 혼자 늙어 죽으면 어떡하지 했단 말이에요 진심으로! ㅠ
마지막으로 인생 전체를 통틀어 해주고 싶은 조언은요?
라고 했더니
"힘 좀 빼고 재밌게 즐기며 살아
통제할 수 없는 것까지 통제하려 하지 마 "
ㄴㅇㄱ
여기서 정말 뒤집어졌다.
최근 The LET THEM theory에 빠졌던 이유도 자꾸 많은 걸 통제하려는 나를 발견해서 인데!
아는 언니를 만나 "언니 나는 일기 쓸 때도 온몸에 힘주고 쓴다? 어깨가 잔뜩 올라가 있어"라고 했는데
그런 내게
힘 빼고 살아 라니요
통제할 수 없는 것까지 통제하려 하지 마 라니요
위로와 불안 해소를 얻은 1시간이었다.
누군가는 사주가 그냥 통계학일 뿐이라고 그저 미신이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사주가 정말 맞다고 말한다.
어쩌면 그가 말한 것들은 다른 사람들도 충분히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요소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을 견딜 수 없을 때는 이렇게 도움받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했다.
동시에 스스로 꽤나 메타인지를 잘하고 있었단 생각까지.
자주 읽고 쓰며 '근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이라고 이렇게나 쓰고 읽을까?' 생각했다.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파헤치며 지금 내가 이걸 하고 있는 게 맞나? 자주 생각했다.
현생을 살아야지 하다가도 글로 도망쳤고
도망친 글 속에서 다시 일어나야지 다짐하고 현생으로 내달렸다.
그런 삶들이 아주 의미가 없었던 건 아니었나 보다.
그런 말을 자주 봤다.
사람은 결국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어릴 때 가졌던 작가라는 꿈은 단어로만 존재했는데
어른이 된 나는 기어코 작가라는 꿈을 놓지 못한다.
그리고 그 꿈은 아직까지도 유효하여 마음 어딘가에 살아 숨 쉬고 있다.
굶어 죽진 않는대서 다행이었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다 쓰고 있었기 때문에
4월부터 잘된다고 했는데 그건 가봐야 알겠지.
그러기 위해선 부지런히 움직이고 행동해야지.
그럼 일단
자소서를 다시 수정하러 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