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에 없던 독일인들과의 동침

VF day4 Chianni - San Gimignano

by Soyeon

16 aprile 2025 Day4

Chianni - San Gimignano 21km

Camping il Boschetto di Piemma €14.5

*1인실 €23.5, 3인실 43.5

No kitchen but restaurant



감바시 떼르메 마을 입구



온천마을 감바시 떼르메. 호화롭게 스파도 즐겨볼까 했으나 막상 오니 그렇게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서 그냥 지나쳐간다. 스파를 할 생각이었으면 애초에 감바시 떼르메에 숙소를 잡았겠지.



아침식사



오랜만에 꼬르넷또랑 카푸치노. 여기다가 핏쩨따도 먹었다. 어젯밤 좀 굶었었기 때문에 아침부터 든든히 먹어준다.



독일인 필립



막 달려가는 필립. 좋겠다 다리 길고 체력 좋아서. 나도 너처럼 뛰어다니고 싶다.



와이너리



와이너리도 지난다. 와인이 유명한 토스카나에 왔으니 오늘은 와인을 한번 사 먹어보겠다 다짐한다. 이 주변이 그 유명한 끼안띠이다. 나는 비싼 와인은 못 사겠지만 마트표 이 지역 와인이라도 마셔봐야지.



나무들



사진에서 많이 보던 토스카나주 나무 모양들이다. 이제 곧 이런 나무들을 볼 수 있는 건가?



엘리자베스와 요셉



독일 부부 엘리자베스와 요셉은 그저께, 어제 같은 숙소에서 숙박을 했다. 어제 왜 저녁에 안 왔냐고 물어보시기에 차마 돈을 아끼느라 안 갔다는 말은 못 했다. 그저께 너무 많이 먹어 어제 하루는 조금 쉬어가는 날이라고 했다. 요셉아저씨와 더 대화해보고 싶었는데 조금 아쉽다. 그러고 보니 번호 교환도 못했네.



카페 마끼아또



가다가 바에서 카페도 한잔 사 마신다. 어제저녁을 못 먹은 한인지 오늘은 바에 몇 번을 들린다. 여기 비아 프란치제나길은 산티아고 순례길에 비해 도장 찍을 곳 찾기가 어려운데 운 좋게 바에서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성당이 보이길래 한번 들렀다 간다. 여기서도 도장을 찍었다. 다리 위? 에 있던 조그마한 성당이었다.



가브리엘레와 소피아



이탈리안 커플 가브리엘레와 소피아. 둘은 바이올리니스트인데 독일에서 공부하고 독일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인터내셔널 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살아서 그런지 언어능력도 대단하고 생각도 열려있는 멋진 친구들이었다. 특히 한국인들과 같이 공부도 하고 일해 본 경험이 있어 한국에 대한 지식도 있었다. 건강한 청년들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름모를 예쁜 나무



한국에서도 시칠리아에서도 보지 못한 나무가 보인다. 멀리서 볼 때엔 벚꽃인 줄 알았는데 아니다.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게 참 예쁘더라.





카타니아의 성녀 산타 아가타를 찾았다. 내가 아는 성녀를 만나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cassata siciliana 인지 가슴인지를 들고 있다. 이야기를 아니 보인다. 신기하다.



산 지미냐노



산 지미냐노를 지났다. 시에나에서 며칠 머물면 여기를 다녀오라던 알폰소 아저씨의 말에 “시에나 가기 전에 산 지미냐노 지나가요! 걸어서!”라고 대답했었다. 알폰소 아저씨가 추천해 주신 도시이니 기대를 좀 했다.


유명한 도시답게 도시는 관광객으로 뒤덮여있었고 예상치 못했던 수준이라 너무 놀랐다. 줄곧 작은 도시만 지나오다가 갑자기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멀끔히 차려입고 가족들과 놀러 와있는 모습을 보니 혼자서 배낭 메고 땀 찔찔 흘리며 다리는 절뚝거리며 걸어가는 내가 뭔가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 와중에 사진은 몇 장 찍었는데 역시 많은 사람들로 활기찬 도시라 그런지 사진은 참 마음에 든다.



산 지미냐노 뷰



산 지미냐노를 대강 보고 대형마트를 들린다. 나는 마트구경을 참 좋아하는데 이번이 이탈리아에 오고 나서 들린 첫 대형마트였다. 이탈리아에서 물가 저렴한 시칠리아에서 1년을 살았는데 새삼 내가 살았던 시라쿠사는 확실히 관광 도시였나보다. 내가 알고 있던 물가보다 더 저렴해서 정말 놀랐다. 유로가 아무리 1600원을 넘었다고 해도 아직도 한국 마트물가에 못 미치는 듯하다.



순례자들이 만든 ART



오늘의 숙소 캠핑장에 도착했다. 이곳은 텐트가 없는 순례자들을 위한 숙소도 있다. 독일인 필립과 필립의 소개로 알게 된 니나와 셋이서 한 방을 쓰게 되었다.


이 숙소도 주방이 따로 없이 레스토랑에 가서 사 먹어야 했다. 나는 굳이 레스토랑까지는 가지 않았고 마트에서 사 온 외인을 나눠마시며 아페리티보를 했다. 전날 굶은 터라 오늘은 중간중간 많이 사 먹어서 다행히 배는 고프지 않았다.


오늘도 필립과 니나가 저녁을 먹으러 간 동안 나는 다음 숙소 예약을 위해 불이 나게 전화를 돌려본다. 일단 다음 주말이 고비이다. 다음 주말만 어떻게 예약하면 그 뒤로는 괜찮을 것 같은데. 전화가 안 되는 곳은 왓츠앱을 남겨놓거나 메일을 보냈다. 하다 보니 로마숙소까지 다 연락을 돌렸네..? 음..? 나 로마까지 가는 건가? 숙소에서 올 대답을 일단 기다려보자.


니나는 뭔가 딱딱하고 말 걸기도 힘들어 보이고 다른 독일인한테만 말하길래 조금 어렵게 느꼈는데 막상 말해보니 그렇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에 먹으라고 요거트도 주고 거미도 잡아주고 했다.


나는 사실 이탈리아가 그리워서, 이탈리아어를 연습하러 이곳에 왔는데 어쩌다 보니 독일인 사이에 있지만 이것도 참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어제오늘 태어나서 들을 독일어를 다 들은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고 보니 산 지미냐노에도 독일인 관광객들이 많았다. 독일인들이 이탈리아를 좋아하나? 웃긴 게 내가 살던 시칠리아 시라쿠사에도 독일인 관광객들이 정말 많았고 필립도 니나도 시라쿠사를 와본 적이 있다고 한다. 독일인들과의 만남은 피할 수 없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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