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F day12 Radicofani - Acquapendente
24 aprile 2025 Day12
Radicofani - Acquapendente 25km
Casa del Pellegrino della confraternita di San Rocco €10
로마까지 아직도 159킬로미터..
친구들은 비테르보까지만 가기에 이후부터는 다시 혼자다..
마치 천공의 성 라퓨타 마을처럼 보이는 라디코파니에게 작별인사를 한다. 조금 걸어왔을 뿐인데 저렇게 멀리 보인다니.
오늘은 오늘의 할당량을 다 걷는 날. 25킬로미터이다. 다행히 날씨가 좋아 산뜻하게 걷는다. 확실히 저번주에 비해 날씨가 많이 맑아졌다.
오늘도 천천히 힘들면 쉬다 가기. 나도 이 친구들의 페이스에 적응된 것 같은 느낌. 마르게리타는 발의 물집이 심해 너무 아파해서 이 뒤로부터는 슬리퍼를 신고 걷는다.
오늘은 정들었던 토스카나를 떠나는 날. 이제 로마가 포함된 라찌오 주로 들어간다. 예전에 피렌체, 피사 여행을 와본 적이 있지만 찐 토스카나를 느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 어디 가서 토스카나 여행을 해봤다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4월의 토스카나를 여한 없이 만끽했다.
오늘의 만남은 캐나다에서 오신 83세 리처드 할아버지. 느리게 가는 우리와 속도가 비슷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걸어왔다. 알고 보니 같은 숙소. 이탈리아어를 못하셔서 잔마르코가 숙소에 들어가는 것을 도와준다. 같은 숙소이니 뭐 우리랑 같이 들어갔다.
리차드 할아버지는 다음날인 볼세나에 숙소를 구하지 못했는데 잔마르코가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 결국 수녀원에 한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리차드 할아버지께서 아주 고마워하셨다.
이탈리아에서 영어가 잘 안 통해 걱정이 많으신 것 같아 어쩌다 보니 쭉 우리와 함께했다. 내일은 이탈리아의 Librazione날이어서 상점이나 마트가 닫을 것을 대비해 마트부터 간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보게 된 예쁜 노을 뷰.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에서 온 83세 리차드 할아버지,
대한민국 서울에서 온 30세 나,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 30세 마르게리타,
이탈리아 로마 출신 29세 잔마르코
3개의 대륙에서 뭉친 우리의 조합.
할아버지가 고맙다며 맥주를 사주셨다. 우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할아버지는 캐나다에서 우핑을 하시는데 18살짜리 더치 여자애가 우프 일을 하러 왔다가 할아버지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자기도 파리부터 그 길을 걷고 그 당시 할아버지는 포르투갈길을 걷고 있었기에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만났다고 한다. 그리고 피니스테라, 묵시아를 같이 걸았다고.
할아버지가 지금 비아 프란치제나를 걷고 있는 것을 알고는 자기도 지금 일주일 연휴이니 그럼 여동생과 함께 보러 오겠다고 볼세나에서 만나기로 했단다. 볼세나에서 만나서 로마까지 같이 걷기로. 나이를 뛰어넘은 아름다운 우정이다. 나와 내 남동생, 그리고 알폰소 아저씨가 생각난다.
우리는 할아버지가 크레덴시알을 얻는 것을 도와드리고 같이 저녁을 먹고 숙소로 들어갔다.
할아버지와의 대화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점
“I’m very lucky!”
83세에 이렇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도
25살에 아내와 2년간 배낭여행을 했던 것도
LA에서 캐나다로 넘어와 집 짓고 살 수 있는 것도
I am very lucky라고 하시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