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해서 무얼 하나

로마에 도착하다

by Soyeon

여러 사람들이 조언한 것과 달리 아무 준비 없이 갔다간 순례길 위에서 숙소를 못 찾는 일이 생기는 수가 있을 수 있겠지만 뭐 어쩌겠어 지금의 나에겐 준비라는 것 자체가 너무 버거운데 말이야. 그냥 가보자. 가보면 어떻게 되겠지. 정말 감당할 수 없으면 방향을 바꾸면 되잖아. 벌써부터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 라며 자기 합리화를 하던 중 출국날은 다가왔다.



하늘에서 본 로마



로마땅이 보인다. 이곳이 내가 그렇게 그리던 이탈리아구나. 내가 2년 만에 이탈리아에 돌아왔구나. 사실 로마 공항은 국내선으로만 한두 번 이용해 본 게 다여서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탈리아어로 대화하고 있다는 것이 그리고 내가 그 언어를 아직도 어느 정도 알아듣고 있다는 것이 정말이지 이상했다.


자동출입국심사를 하는 곳에서 공항 직원이 “c’è qualcuno parla italiano?” (이탈리아어 할 줄 아는 사람 있나요?) 라며 물었다. 그곳엔 적어도 100명 이상이 입국심사를 기다리고 있었고 나는 이미 마치고 나온 상태라 저 중 한 사람은 있겠지, 무슨 일이지 하고 지켜보고 있었다. 이후 직원이 몇 번 더 물었는데 이탈리아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내가 나서야 하나 했지만 이미 심사대를 빠져나온 상황이라 그냥 가던 길을 갔다.


3년 전, 이탈리아 워킹홀리데이 일년살기를 할 때에 사실 나는 일 년이 조금 더 넘게 체류했다. 그냥 비행기표가 싼 날짜로 가느라 비자가 끝나는 날 이후로 3일 정도 더 머물렀던 것 같다. 이게 이번 입국심사 때 문제가 생기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있었는데 자동출입국심사에서도 문제가 없었고 스탬프 찍어주는 직원도 여권을 보지도 않고 입국 도장만 띡 찍어주고 보냈다. 와, 괜한 걱정을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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