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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od Influence Oct 17. 2019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어설픈 거짓말

머리에서 발까지의 거리는 우리에게 보여지는 것보다 훨씬 멀다


행동하는 자만이 배우기 마련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 -


어릴 적부터 무엇을 배우는 일이 쉽게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해하고 행동으로 나타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렇다고 순간적으로 외워 시험답안을 채우고 휘발시켜 버리는 아이템도 탑재하지 못했다. 물론 공부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몸으로 하는 동작도 웬만큼의 반복에는 도무지 내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수영을 처음 배웠을 때를 생각해보면 그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가슴팍까지 차오른 물이 무서운 건 아니었지만 마음은 내 몸을 믿지 않았다. 수영강사는 마치 나와는 다른 종(種)인 듯 겁먹지 말고 마음을 편하게 먹고 물에 몸을 맡기듯 누우면 몸이 저절로 뜬다고 했다. 수영장 천장을 바라보고 있지만 마음은 오히려 바닥을 향하고, 무엇보다 물에 몸을 맡기고 싶지도 않았다. 강사는 입버릇처럼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수영을 잘 할 수 있다”고 했지만 마음을 먹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을 몰라서 그러는 건지 알면서도 직업적 수사법인지 딴청이다. 마음도 먹기 전에 몸이 굳어 가라앉고 있으니 마음이 먹히겠는가… 그렇게 몇 개월을 소독약 물에 담금질하며 그 물이 내 몸의 안팎으로 자유롭게 흘러 다닐 때 비로소 나는 내 의지대로 마음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모든 배움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마음을 먹는다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것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물에 뜰 수 없다. '쓰기의 말들'의 은유작가가 말하듯 "배움의 결과는 결심의 산물이 아니다".  일련의 행함을 통해서만 변할 수 있고, 이렇게 서서히 변해가는 과정이 배움이다.  



삶도 배움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머리에서 발까지의 거리는 우리에게 보여지는 것보다 훨씬 멀다. 어설픈 거짓말에 속지 말고 행동하자. 삶의 결과는 여기서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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