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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od Influence Dec 06. 2019

고수는 빠르고 하수는 급하다

직장인 초기 경력개발

앞에서 치밀한 일처리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빠른 것과 급한 것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에는 이 두 가지 개념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보고자 합니다.


빠른 것과 급한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언뜻 생각해보면 알 것 같은데 대놓고 생각해 본 적은 없을 겁니다. 우선 사전적으로 살펴보면 ‘빠르다’는 것은 ‘어떤 동작을 하는 데 있어 걸리는 시간이나 과정이 짧다’는 뜻을 가지고 있고, ‘급하다’는 것은 ‘시간의 여유가 없이 서두르거나 다그쳐서 마음이 참고 기다릴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여기서 주목해볼 부분은 ‘상태’입니다. 즉, 어떤 상황에 끌려가며 행위자가 그 상황을 주도하지 못하는 상태를 급하다고 하고, 같은 상황이라도 행위자가 상황을 주도하며 정확한 단계와 절차를 거치면서 수행하는 상태를 빠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인 측면에서도 ‘빠름’은 과정에서 빠진 것이 없이 치밀하고 완결성을 갖춘 모습인 반면, ‘급함’은 뭔가 빠진 것 같고 엉성한 인상을 주게 됩니다.

 

이런 것은 주로 주어진 상황에 대한 행동에서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에 운동경기를 상기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축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 상대 수비수가 밀집된 상황에서 간결한 볼 터치와 드리블에 이어 슈팅을 가져갑니다. 일련의 동작들이 행해질 때 정확한 절차에 의해 군더더기 없이 치밀하고 간결하게 수행되어 매우 빠르다는 인상을 줍니다. 상상만 해도 멋들어집니다. TV에서 손흥민 선수와 같은 고수의 플레이를 감상하다 일요일 아침 동네 운동장에서 펼쳐지는 조기 축구를 보면 같은 상황, 같은 위치에서 선수들의 모습은 사뭇 다릅니다. 엉성한 자세와 볼 터치에 우왕좌왕하는 모습 보는 사람이 다 불안합니다. 극단적인 비교임은 알고 있지만 직장을 취미로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으므로 쉬운 이해를 위해 프로와 아마추어를 비교한 것이니 양해 바랍니다. 물론 손흥민 선수도 급하게 플레이를 할 때가 가끔 있습니다. 그럴 땐 영락없이 공을 뺏기거나 슈팅이 무위로 돌아가기도 하죠.

 

처음부터 빠르고 고수인 사람은 없습니다. 손흥민 선수도 유소년 시절부터 수많은 시간 동안 무수히 많은 반복과 연습을 통해 동작과 자세, 절차를 연습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일련의 단계가 정확하게 진행되고 상황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스킬을 갖게 됩니다. 이처럼 직장에서 일을 배울 때도 절차와 단계, 그리고 그것들을 구성하고 있는 더 작은 단위의 스킬을 익히고 빨라질 때까지 반복하다 보면 그 일에 있어 고수가 될 수 있습니다.


나이 들어 배우는 것보다 어릴 때 배우기가 수월하고, 대충 엉성하게 배운 상태에서 새로 고쳐가며 배우는 것보다 처음부터 백지상태에서 배우는 게 빠르다는 것을 우리는 다양한 삶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영어 발음을 생각해 보세요. 처음 배울 때 잘못된 습관을 들이면 고치기가 힘듭니다. 직장에서 초기 경력을 쌓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확히 잘 배워야 빠르고 폼 나게 일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런 초기 습관이 자신의 워라밸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지금도 자신 없고 어려운 일들을 떠올려 볼까요. 우리가 처음 그 일을 대하고 배울 때 어떻게 했는지 복기해보면 왜 그렇게 됐는지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배워야 할 일이 있다면 자신 없고 어려워하는 일처럼 대할지 기초를 잘 닦아 고수가 될 것인지는 생각해봐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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