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정리...
올해도 어느덧 한 달하고 하루 남았네요. 개인적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올해 봄에 19년간 몸담았던 조직을 나와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했던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1)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해서 직접 이뤄낸 것들만 이력서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이라 어려웠고, 일이 너무 커 힘들었고, 능력이 부족해서 오려 걸렸지만 직접 기획하고,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프로젝트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논문과 책을 썼던 것만 다음 경력으로 가는 길에 디딤돌이 됩니다. 인생의 길은 뒷돌 빼서 앞에 하나씩 놓고 건너가는 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밟고 있는 돌밖에 없으면 앞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시간이 들고 힘들더라도 뒷돌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돌이 곧 앞에 놓을 수 있는 돌입니다.
물론 교육 담당하면서 명찰 자르고 과자 깔고 했던 것도 매우 중요한 일임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들은 ‘교육담당 OO 년’이라는 한 줄에 포괄될 뿐입니다.
2) 조직을 나올 때는 아래 세 가지가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저는 이것들이 없어서 나오기로 결심했습니다.
첫째, 자신의 쓸모
둘째,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와 재미
셋째, 조직에서 배울 점
3) 가까이 있는 사람이 자신을 도와줄 거라는 착각은 버려야 합니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내외적으로 맺었던 인연과 많은 네트워크 중 특히 가까운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나와보면 알겠지만 그들 중 자신을 실질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당장 페북의 좋아요 숫자부터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ㅎㅎㅎ
누가 그러더라고요. “가족이나 지인한테 보험 팔면 그건 경쟁력이 없는 인간이다.”
4) 자신을 보고 관계한 것이 아니라 회사와 자신의 자리를 보고 비즈니스를 한 것입니다.
가장 애매하고 가장 착각을 많이 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기대도 배신감도 다 자신이 만든 환상에 불가합니다.
그들은 애초부터 그것이 목적이었습니다. 필요한 자와 필요로 하는 자의 만남이었을 뿐…
5) 그러나 또 세상이 재미있는 것은 어느 구름에서 비 내릴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해놓은 게 있으면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단비가 내리고, 힘을 보태줄 손이 다가옵니다.
자신이 바라는 경력과 유사한 보수를 이어 줄 실마리는 자신이 모아 온 명함집에서 나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래서 두루두루 잘하고 적을 만들지 말아야 하나 봅니다.
인생이란 여정은 바라는 것 없이 걷던 길에서 발견한 꽃이 더 반갑고 아름다운 법입니다.
6)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몸을 움직여 뭔가를 할 때 새로운 길이 열립니다.
예전에 이츠키 히로유키라는 분이 쓴 ‘타력’이라는 책에 적힌 글귀가 생각납니다.
‘바람이 불어왔을 때 나룻배의 돛을 내리고 앉아서 졸고 있다면 달릴 기회조차도 놓치게 된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닌 자신의 홀몸 하나 남길 수 없습니다.
느낀 점이 많지만 오늘은 여기서 갈음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