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신을 불안하게 하는 존재를 싫어한다. 특히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면 더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매니지먼트라고 하는 관리 또한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렇다 보니 관리자인 팀장은 항상 팀원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싶어하고, 알게 된 후에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간섭을 하게 된다. 얼핏 생각하면 팀장이란 팀의 성과를 책임지고 일이 잘 되게 이끌어가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이기에 팀원들의 일에 개입하는 것이 당연한 모습인 것 같다. 하지만 단순히 자신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명확한 기준없이 잦은 개입을 하게 되면 팀원들의 잠재력을 키우기 보다 수동적으로 만들고 좁은 역할 속에 가둬두는 결과를 낳게 된다.
미국 기업운영이사회(CEB) 연구팀은 새롭게 관리자의 역할을 맡게 된 5,400명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부임 첫 달에 리더들이 어떤 부분에 관심을 집중하며, 어떤 행동과 결과를 보이는지 살펴보았다.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신임 관리자들이 범하는 5가지 행동을 정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1]
첫째, 세부적인 내용에 지나치게 집착한다.
둘째, 비판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
셋째, 상대방을 위협하는 언행을 한다.
넷째, 성급하게 결론에 도달하는 습관이 있다.
다섯째, 직속 부하직원에 대해 지나친 간섭을 한다.
연구진에 의하면 위의 5가지 행동은 일선 관리자뿐만 아니라 중간급 관리자, 고위급 관리자에 이르기까지 나타났으며, 성과를 내지 못하는 리더의 60% 이상이 5가지 덫 가운데 한 가지 이상에 빠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단기 성과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비즈니스 환경으로 인해 5가지 행동을 하는 것은 당연할 수 밖에 없다는 관리자들의 비명이 들리는 듯하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신임 리더의 역할을 수행한 많은 이들도 단기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입장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봐야한다.리더의 성공을 방해하는 5가지 덫은 개별적으로 악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2~3가지가 동시에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나타나는 경향이 많았다. 예를 들면, 비판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관리자는 상대방을 위협하는 언행도 자주 하는 경향이 있고, 세부적인 내용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관리자는 부하직원에 대한 간섭을 심하게 하면서 결국엔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식이다. 특히, 첫 번째 항목인 ‘세부적인 내용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과 네 번째의 ‘성급하게 결론에 도달하는 습관’, ‘다섯 번째 직속 부하직원에 대해 지나친 간섭을 하는 것’은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는 리더에게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모습으로 볼 수 있다.
[출처: HBR in DBR]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한다는 것은 리더의 새로운 임무 가운데 어떤 특정한 부분에만 신경을 쓰면서 이를 완벽하게 해내려는 집착으로 설명할 수 있다. 리더가 세부적인 내용에만 너무 집착하게 되면 새롭게 주어진 리더의 전반적인 역할에 관심을 갖지 못하게 되고, 그 일을 직접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팀원에게 권한을 주기보다 지나친 개입을 하게 되어 팀원의 동기를 떨어뜨리는 상황을 만든다. 팀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팀장이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고 그저 장기판의 말처럼 여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리더가 팀원의 의견과 업무진행과정을 무시하기 쉽고, 이는 곧 자신의 생각에만 갇히게 되어 성급한 결론에 도달하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팀의 과업을 수행해야 하는 팀원들을 성과의 주역이 아닌 방관자, 심지어 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마이크로 매니징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업무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마이크로 매니징이 필요한 상황이 있다. 이때는 4W1H의 기준, 즉 마이크로 매니징을 왜 해야 하는지(Why), 누구한테 해야 하는지(Who), 팀원에게 기대하는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What), 어떤 상황에서 해야 할지 그리고 언제 시작하고 언제 종료하며 언제 점검할 것인지(When), 어떻게 할 것인지(How)를 리더가 정리하여 팀원들에게 명확하게 가이드를 주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는 줄이고 성과는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Why – 마이크로 매니징을 해야 하는 이유
Who – 마이크로 매니징이 필요한 멤버
What – 팀원에게 기대하는 목표 수준
When –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는 상황과 시점(시작, 종료, 중간 점검)
How – 일하는 방법, 보고와 소통 방법
마이크로 매니징을 해야할 때 팀장이 생각해봐야할 기준으로 먼저, 마이크로 매니징이 팀 전체의 성과를 위해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팀장 자신의 완벽주의나 불안에 의해 기인된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만일 팀장이 자신의 완벽주의적 성향을 충족시키거나 불안감을 해소하려고 마이크로 매니징을 시도한다면 팀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팀 전체의 성과와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면 필요한 상황에 맞게 기준을 정해서 공유하고 진행해야한다.
두번째로는 마이크로 매니징이 필요한 멤버가 누구인지 생각해야 한다. 마이크로 매니징이 필요한팀원은 신입으로 입사하여 사소한 것까지 알려줘야 업무를 할 수 있는 신입 팀원과 일에 대한 역량과 의지가 모두 부족하여 일의 성과가 나지 않고 때로는 다른 동료들까지 피곤하게 만드는 팀원이다. 신입 팀원들에게는 업무 시스템이나 툴, 팀원들의 특징, 조직과 업무의 히스토리, 팀 내에서 하면 안 되는 금기사항 등을 세심하게 알려주면 실수를 줄이고 업무를 잘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런 기본적인 사항들을 모두 팀장이 알려주기 보다 알려줘야 할 사항을 정리하고 선배 팀원들과 나누어서 알려주는 것도 마이크로 매니징을 의식하지 않도록 하는 좋은 방법이다. 일에 대한 역량이나 의지가 부족한 팀원의 경우에는 자신의 역할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주고, 역량과 업무의 수준을 맞춰주면서 업무를 지시해야 한다. 이런 팀원에게는 마이크로 매니징을 통해 맡겨진 최소한의 임무를 완수하게 해서 팀의 성과 달성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데 활용해야 한다.
특정한 팀원이 아니라 모든 팀원들에게 마이크로 매니징을 해야 할 때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대다수의 팀원이 참여하는 팀 전체의 과업 임에도 시간이 많지 않은 긴박한 업무와 과업에 대한 책임이 커서 팀장이 나서서 일일이 진두지휘를 해야 할 상황을 들 수 있다. 이럴 때에도 앞에서 설명한 4W1H를 공유하면서 팀원들의 이해를 도와야 그들의 동참과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마이크로 매니징이 특정한 시점이나 상황에 국한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성적으로 일어난다면, 이건 처음에 말했던 리더의 특성(완벽주의)이나 불안을 해소하고자 하는 습관에서 기인된 가능성이 많다. 만성적인 마이크로 매니징은 팀원들의 사기와 동기를 바닥으로 끌어내리고 자신의 존재이유를 의심하게 하므로 만성적이고 특별한 이유없이 행해지는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우리의 업무 습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 신임 리더를 파멸로 이끄는 5가지 덫(Mark E. Van Buren & Todd Safferstone, 2013 H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