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혜정 Jul 08. 2024

아주 사적인 글쓰기의 힘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장 예술적이다

16년차 윤리 교사의 사적인 책 읽기. 책 속 한 문장과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씁니다.







개인적인 기억의 근원과 소외, 집단적 억압을 예리하게 탐구한 작가이다.

- 노벨 문학상 수상자 '아니 에르노'에 대한 평가




오글오글 글쓰기 모임에서 공저 작업을 하고 있다. 어제가 첫 원고 제출일이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어제 시작했고, 오늘 아침에 제출했다. 글을 쓰는데 걸린 시간은 짧지만, 그 글을 쓰기 위한 사색의 시간은 20년이었다. 



숨겨둘 수밖에 없던, 모른 채 할 수밖에 없던 상처 깊은 이야기이기에 꺼내는 데 20년이 걸렸다. 대단한 글이 나온 건 아니지만 조금은 후련해져서 좋다. 그리고 마침표가 찍혀서 좋다. <오나이쓰>의 김민 작가는 '완성한 글이 가장 좋은 글'이라고 했다. 



마침표가 찍히기까지 여러번 힘든 시간이 찾아왔다. 그때마다 떠올린 여성들이 있다. 흥승은과 아니 에르노. 두 작가 모두 자신의 삶을 소재로 삼아 글을 쓴다. 자신의 내면과 삶의 형태를 적나라하게 내보이는 바람에 논란이 많은 작가들이기도 하다.  



에르노는 <남자의 자리>에서 가난하고 문맹인 아버지의 삶을, <한 여자>에서는 가난과 알코올 중독에 빠진 어머니의 삶을 그렸다. <빈 옷장>은 본인의 불법 임신 중지 수술 경험, <젊은 남자>는 30살 연하 청년과의 사랑을 소재로 삼았다.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기도 어려운데, 남들에게 속 깊은 곳까지 까발린다는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그런 글은 힘이 있고,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 그들이 개인적으로 느끼는 소외감과 좌절은 비슷한 처지의 사람에게는 공감을, 낯선 이들에겐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들을 생각하며 힘내서 썼다.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예술적인 이야기라 생각하며. 




나만 담당하는 두 편집자님 감사!



내 삶을 공유하는 이가 있다는 건-


매거진의 이전글 단순한 삶을 갈망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