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가 느껴지는 책이 있다. 미노와 고스케의 <미치지 않고서야>가 그렇다. 미노와 고스케는 손대는 책마다 베스트셀러를 탄생시킨 일본의 편집자다. 그는 '일본에서 가장 핫한 편집자, 시대를 앞서는 히트 제조기'라 불리며 회사 안팎에서 놀라운 성과를 올리고 있다. <미치지 않고서야>는 그런 성과를 가져온, '미노와가 일하는 방식'을 다룬 책이다.
성공 경험과 노하우를 담은 책이 시중에 널렸는데,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매우 직설적이며 현실적인 조언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특히 직장인들의 사이드 프로젝트가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지금, 미노와가 일하는 방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이드 프로젝트: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연장선상에서 자신의 새로운 경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자기 계발과 적용의 시도. 전문성 강화라는 측면에서 단순한 부업과 다르다. <트렌트 코리아 2024>)
먼저 자신이 현재 몸담고 있는 곳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 회사라는 무대를 이용해 자신의 능력을 최대치로 시험해 보라는 것이다. 도전이 실패해도 회사가 손해지, 내가 손해 볼 것은 없으니 말이다. 또한 일에서 얻은 전문성을 활용해 회사 밖에서 인정받고 몸값을 높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덧붙여 법적으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막을 길은 없으니, 앞 길을 막는 회사라면 당장 그만두라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미노와는 겐토샤(출판사)의 편집자로서 전력을 다해 책을 기획하고 본인을 브랜딩 한 뒤, 회사 밖에서 '미노와 편집실'이라는 온라인 살롱을 열어 본업의 20배가 넘는 수익을 내고 있다. 이에 대해 미노와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겐토샤라는 무대에서 '돈'이 아니라 미노와 고스케라는 '브랜드'를 쌓아가는 중이다. 겐토샤 사원으로서 베스트셀러를 내고 이름을 팖으로써 온라인 살롱의 멤버가 늘어나고 기획 의뢰가 들어온다. 결과적으로 내 이름을 걸고 하는 일이 많아지는 것이다."
<미치지 않고서야> 125쪽
미노와가 일하는 방식에서 동의하는 지점이 많다. 특히 지금 하는 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내 삶에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된다는 것을 믿는다. 나 또한 교직에 있으면서 작은 것이라도 최고의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던 것들이, 학교 밖에서도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미치지 않고서야>는 회사 밖 이야기보다 회사 안 이야기, 즉 미노와 고스케가 일하는 방식을 주로 담고 있다. 그가 일하는 원리를 정리하면 "남다른 일에 미친 듯한 열정을 가지고 뛰어들어, 일단 움직이고 행동한다. 그리고 정보가 아니라 꿈을 판다." 정도 되겠다.
구체적으로는 실패나 갈등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 규칙과 순리를 파괴하더라도 목적을 이루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자세, 문제 제기를 서슴지 않는 자세 등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손쉽게 실천하기 어려운 내용들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상하관계와 직장 내규에 순응하며 살아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자세다. 그래서 누군가는 미노와처럼 '죽지 않으면 찰과상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하고 있을 수도 있다. 나 또한 미노와처럼 미친 듯이, 열정적으로, 즐겁게 내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고 싶다.
술술 읽히지만,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미치지 않고서야' 이렇게 일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해보고 싶다. 책을 통해 그의 에너지를 듬뿍 받았으니, 온몸으로 부딪히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