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까만 오른발 Aug 16. 2022

초대 한 번 해, 한 번 불러

들에 풀어놓고 조용히 잡자. 네가 이겨.

   요즘은 누구하나 줘패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과격하고 폭력적이고 위험한 생각이다. 절대로 현실에서는 생겨서는 안될 일이다. 아직까지는 민형사상의 문제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거나 법원에 출두한 적은 없다. 주변에서도 이런 일로 인생의 변곡점을 겪은 사람들을 보고 그 사건에 휘말렸던 경험을 들으면서 나도 조심해야겠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요즘따라 부쩍 날이 덥고 습해져서 그런가 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 원인은 뚜렷하지만 그 원인이 된 사건에 비해 내가 너무 과하게 화가 나는 것 같다. 딱 넘치고 분할 정도로 속에서 치밀어 오른다. 꾸욱 참고 뒤돌아서 주먹을 쥐면 손가락 인대가 늘어날 정도로 주먹을 꽉 쥔다. 그렇지만 이 화를 어디에도 표현해서는 안된다. 결국 내 손해다.


  그럴때마다 그 당사자의 멱살을 쥐어잡고 딱 세대만 때리는 상상을 한다. 이에 더해서는 내가 먼저 '선빵'을 맞고 카운터로 돌려치는 게 법적으로도 나에게 유리할 듯 싶다. 그렇지만 딱 생각만 한다. 최근에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소설을 읽었다.


  '이 넓은 우주 중에 아주 작은 점이 우리 사는 세상인데 그 점 속에서 아주 짧은 삶을 살면서 미워만 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짧고 내가 옹졸하지 않나. 내가 사는 곳이 얼마나 보잘것 없이 작은 지를 인지하면 이 큰 우주 속에서 이런 일 하나 못넘어가겠나 싶다. 살고 있는 곳이 좁지만 마음만큼은 내가 알게된 우주만큼 넓게 써보자.'라는 뜻으로 소설을 이해했다.


  내 우주안에서 너는 나한테 죽어라 쫓겨다니면서 맞을 운명인데 현실은 이 작은 지구안에서도 이 작은 동네니 그냥 넘어가 줄게.라는 생각으로 오늘 하루를 더 버틴다.


작가의 이전글 소제동 작은 골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