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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까만 오른발 Jul 21. 2022

선물 받은 베르사 그립

'베'선생님이 잡아주셔서 손바닥에 물집이 없네요~

여자 친구가 내 손을 잡을 때마다 굳은 살을 만지작만지작하며 뭔가 고민에 빠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며칠 뒤 웨이트 트레이닝의 에르메스, 롤스로이스, 롤렉스 [베르사 그립]을 선물 받았다.


정말 날아갈 것 같았다. 와, 정말 인터넷으로만 보던 거였다. 3대 500이 넘는 유명 유튜버들이나 착용하던 베르사 그립을 선물 받았다.


내가 이 기보를 착용해도 될까. 나는 이 그립을 감당할 만한 전완근을 가졌을까.


뭔가 내 돈 주고 사기에는 부담스럽지만 한번 써보고는 싶은 물건이었다.


그런데 전혀 생각하지 못한 타이밍에 갑자기 받은 선물이라서 정말 놀랐다.


고맙습니다. 앞으로 잘 쓰겠습니다. 손바닥 굳은살 없이 안전하게 증량할게요.


나는 1rm을 각 스쾃 150kg, 데드리프트 150kg, 벤치프레스 100kg로 제한을 걸어놨다.


벅찬 마음으로 베르사 그립을 착용하고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두근대는 마음으로 평소와 같은 루틴을 시행했다.


컨벤셔널 데드리프트 소위 '땅 데드'를 먼저 했다. 내가 다니는 헬스장은 거울에 A4 용지로 '땅 데드 금지'라고 쓰여 있다.


그래서 6시 아침 운동에 가서 사람이 없을 때 몰래 한다. 물론 들어 올리고 나서 꽝 하고 내려놓지는 않는다. 


최대한 네거티브를 걸어 내 주변에 진동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한다. 


그래서 들어 올릴 때보다 내려갈 때 네거티브에 더 집중한다.


여자 친구가 나에게 베르사 그립을 선물해준 이유는 운동을 잘하라기보다는 굳은살이 생기면 안 된다는 목적으로 준 것 같아서 웜업 무게를 들 때도 베르사 그립을 착용하고 했다.


가죽을 쥔 느낌이 정말 좋았다. 굳은살도 생기지 않았다. 

 

굳은살 흉터가 잘 보이게 핸드크림을 바르고 사진을 찍어봤다. 손금 볼 줄 아시는 분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10분 만에 150kg을 앞두고 힘이 정말 그대로 남아 있었다. 150kg로 1개를 간신히 들었었는데 무슨 일인가 싶었다.


내 전완근이 이렇게 약했나 싶었고 내 하체와 몸통 힘이 나쁘지는 않구나 싶었다.


리프팅 벨트까지 착용하고 150kg 한 번을 목표로 들었다. 


들렸다.


내려놓고 한번 더 했다. 


들렸다.


그렇게 1세트에 6번을 들었다. 와우..


스스로 감탄했다. 기분이 좋았다.


이와 같은 느낌으로 벤치프레스도 80kg로 10번으로 수 세트를 했다.


장비 빨을 제대로 받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약 3주 동안 루틴을 돌렸는데 무게도 늘었고 세트 수도 늘었다. 쉬는 시간도 짧아졌다. 훨씬 짧은 시간 안에 강도를 높여 운동을 했다.


정말 나이가 들 수록 장비의 이점을 소중하게 느끼고 있다.


고맙습니다. '베'선생님. 고맙습니다. 여자친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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