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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을 대문에 걸고

어디까지 나를 밝혀야 할까

by 새까만 오른발

프로필 사진에 내 사진을 걸어놓은 이유는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나 스스로가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나 자신을 어디에 내놓기 부끄러우니 참 어떤 이야기를 마음 편히 하기가 어렵다. 누군가 나를 알아볼까 봐. 너 그런 사람 아니잖아. 이렇게 얘기할까 봐.


운동에 대해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하는 인생 행동 중 그나마 꾸준했고 멀쩡해 보여서다.


참 하고 싶은 말들이 많은데 얼굴을 바꿔야 하나..


운동이라도 하니까 그냥 사람구실 하며 산다.


아주 나중에 내가 쓴 글을 모아서 우리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러려면 내가 창피해하는 내 모습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나는 솔직한 사람이 제일 부럽다. 그중에서 "나 망했어요."라고 덤덤하게 얘기하는 사람이 제일 부럽다.


본인에게 객관성을 갖고 막연하고 뿌연 희망이라는 안개에서 벗어나 자신을 뚜렷하게 평가하는 사람이 제일 부럽다.


회생 유무를 떠나 그 회생에 대한 방법을 제일 정확하게 찾을 것 같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나 망했어요 할 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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