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는 나가지 않을래요.
내가 아침마다 뛰는 주로는 하의 탈의를 해도 무리 없이 뛸 수 있는 한적한 도로다. 가끔 자전거가 내 옆을 스치듯 지나가곤 하는데 고요한 내 정신 트레이닝에 도발을 하는 것 같아 쫓아갈 수 있을 만큼 쫓아간다. 큰 저수지를 끼고도는 고갯길이라서 경사도가 높아 자전거가 오르막길을 힘들게 오르거나 자전거에 내려 걸어갈 무렵에 나는 인코스로 추월을 한다. 어차피 내리막에서 다시 나는 패배감을 맛본다. 나는 승부욕으로 인해 숱한 부상을 겪어봤다. 스포츠라는 미명아래 경쟁하는 위치에서는 상대방을 죽일 듯 달려들 때도 있다. 그래서 어떤 종목이든 대회까지는 어지간하면 나가지 않는다. 그런데 이 조깅이 러닝이 되고 곧 마라톤으로 이어지는 요즘 추세에 편승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든다. 사람들이 많이 하는 건 또 뭔가 좋은 게 있을 테니까. 그러나 이제는 다치기가 더 무서운 나이에 접어들어 달리기 거리부터 제한을 두려 한다. 하루에 7km. 더 뛰고 싶으면 7km 안에서 빨리 뛰기로 정했다. 기록보다는 내 하루의 운동량을 채우는 게 내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욕구인 줄 안다. 자랑글은 브런치에서 충분히 해보려 한다.